반덤핑등 對韓수입규제 급증 한국상품 가격경쟁력 타격

  • 입력 2003년 1월 20일 17시 45분


올해 세계 각국이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에 대한 수입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주요 교역국 중에서 특히 중국이 강력한 수입규제 정책을 밀고 나갈 것으로 예상되며 규제 수단 중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의 비중이 급증할 전망이다.

▽올해 수입규제 140건 전망=KOTRA가 20일 발표한 ‘2002년 수입규제 동향 및 2003년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한국 상품에 대한 수입규제는 총 140여건(누계 기준)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말까지 대한(對韓) 수입규제 조치는 모두 128건이었으며 올해 12건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까지 제기된 128건 중 미국이 23건으로 가장 많으며 인도 22건, 중국 16건, 유럽연합(EU) 13건 등으로 나타나 선진국 개도국 구분 없이 수입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규제 조치는 수출에 곧바로 영향을 미쳐 지난해 3월 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 발동 이후 11월까지 대미(對美) 철강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3.1% 감소했다.

규제 형태별로는 반덤핑이 106건으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아직 한국 수출이 낮은 가격을 앞세운 ‘밀어내기’ 방식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품목별로는 철강이 42건으로 가장 많으며 석유화학 38건, 섬유 20건, 전기·전자(반도체 포함) 12건 순이다.

▽험난해질 대중(對中) 무역환경=수입규제 강화 움직임과 관련해 가장 주목해야 할 나라는 단연 중국이다. 지난해 제기된 24건의 신규규제 건수 중 9건은 중국이 제소한 것. 특히 중국의 대외 수입규제 조사대상 품목은 주로 원·부자재에 집중돼 있는데 한국의 대중 수출품목의 80% 이상이 원·부자재여서 앞으로 규제는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올해 미국의 수입규제는 주로 반도체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말 미 상무부는 한국산 D램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 예비판정을 내리고 5월 최종 판정을 내리는데 부과 판정이 내려지면 대미 반도체 수출의 51%가 D램인 한국으로서는 큰 타격을 받는다.

올해 수입규제 수단 중에서는 세이프가드의 활용도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반덤핑이나 상계관세는 수출국의 잘못을 입증해야 하는 반면 세이프가드는 ‘수입 급증으로 인해 국내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만 입증하면 되므로 발동하기가 쉬우며 국내산업 피해구제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장재철 연구원은 “디플레 우려가 확산되면서 세계 각국이 산업구조조정보다는 손쉬운 수입규제를 통해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려는 추세”라며 “무역마찰이 정부 차원으로 확대되면 이미 늦은 것이므로 업계가 자율적으로 수입규제를 미리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주요국의 대한(對韓) 수입규제 현황
국가건수
미국23
인도22
중국16
유럽연합(EU)13
중남미11
남아공10
호주 9
캐나다 7
기타17
총계128
2002년말 현재 누계임 자료:KOTRA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