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마니아를 타깃으로 하는 사업이 꾸준히 늘고 있다. 마니아들은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지는 않지만 부침(浮沈) 없는 꾸준한 수익을 보장해 주기 때문.
예술영화 전용극장인 ‘씨네큐브’(서울 종로구 신문로)는 소위 ‘재미없는 영화’ 상영으로 유명하다. 전체 영화의 5분의 3 이상을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로 채우기 때문이다.
웬만한 영화는 표를 예매하지 않아도 빈 자리가 있을 정도니 수익성도 나쁠 것 같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로 개관 2주년이 된 씨네큐브는 연평균 약 2억원의 흑자를 냈다. 씨네큐브를 운영하는 영화사 백두대간의 이준영 기획제작실 PD는 “예술영화 마니아를 대상으로 기획하면 ‘대박’을 터뜨리기는 힘들지만 고정적인 수익이 나오는 안정된 장사는 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고급 시계나 스위스 칼을 전문적으로 파는 쇼핑몰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99년부터 인터넷 쇼핑몰 ‘옥션(www.auction.co.kr)’에서 시계를 판매하는 이정수씨(33·서울 동대문구 신설동)는 요즘 월수입 500만원 정도를 올린다. 2001년까지 일반 시계를 팔았을 때는 적자였지만 지난해 초부터 ‘블랑팡’, ‘파텍필립’ 등 명품 시계를 판매하자 흑자로 돌아선 것. 이씨는 “1개에 1000만원이 넘는 시계가 팔리기도 한다”며 “고급 시계 마니아들은 꾸준하게 명품 시계를 사고 있다”고 말했다.
동호회 회원 350여명에게만 고급 스위스 칼을 파는 황성찬씨(32·경기 수원시)도 매출의 20% 정도를 수익으로 얻고 있다.
LG경제연구소 박정현(朴丁現·30) 연구원은 “마니아는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물품을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며 “개성과 차별성을 중요시하는 마니아들을 위한 시장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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