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김형순/"단기차익 욕심 버려야"

  • 입력 2003년 1월 20일 19시 05분


김형순 대일에셋 감정평가법인 감사
김형순 대일에셋 감정평가법인 감사
이론적으로 부동산 경기는 4단계로 구분된다. 회복기, 상향기, 안정(후퇴)기, 하향기가 그것이다.

올해를 안정기로 단언하는 것은 조금 성급하다. 하지만 상향기로 보는 것도 무리다.

그렇다면 이 같은 시점에서 현명한 부동산 투자의 원칙은 무엇일까.

우선 ‘기본’을 중시해야 한다. 부동산 투자의 기본은 멀리 보는 것이다. 단기 투자를 목표로 한다면 오산이다.

투자 심리가 냉각된 만큼 짧은 기간에 차익을 내고 빠질 수 있는 기회는 아주 적다. 투자 재료를 찾는다고 해도 높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내재가치를 중시하는 것도 기본이다. 주택의 내재가치는 임대료로 나타난다.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중이 높은 아파트는 내재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재건축 아파트는 이 비중이 아주 낮다. 사업 시기가 임박하지 않았다면 신중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의미다.

둘째는 수요자의 소득구조에 맞춘 투자다. 부동산의 수요자는 이를 빌리거나 매입해 사용하는 이용자다. 따라서 이용자의 소득구조를 살펴야 한다.

통계청이 분기별로 발표하는 ‘도시가계조사’에는 전체 가구를 소득 규모에 따라 10그룹(분위)으로 분류해 놓았다. 첫번째 그룹(1분위)의 평균 소득은 월 84만원, 마지막 그룹(10분위)은 681만원이다.

이 가운데 작년 3·4분기에 소득이 줄지 않은 분위는 8∼10분위뿐이다. 5분위까지는 소득 감소폭이 크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는 셈이다.

안정기 부동산 투자도 이를 감안해야 한다. 아무리 투자 재료가 좋아도 1∼5분위를 겨냥한다면 돈을 벌기 어렵다. 대표적인 상품이 원룸이나 다가구 임대이다. 임대가 안되면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최소한 6분위 이상을 겨냥한 투자를 해야 한다. 고급 수요자에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수순을 잘 살펴야 한다. 바둑처럼 투자의 묘수는 수순에 있다.

부동산 실수요자들은 대부분 갖고 있던 땅이나 집을 팔고 다른 상품을 사야 한다. 이전(移轉)수요다.

따라서 부동산 경기가 안정기에 있다면 반드시 먼저 팔고 나중에 사야 한다. 반대로 하면 제때 부동산을 처분하지 못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 수순의 묘를 좀더 살린다면 이사를 하더라도 본인 집을 팔고, 전세를 살면서, 좀더 낮은 가격에 평수를 늘리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갈수록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김형순(대일에셋 감정평가법인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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