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정부 "지방경제키워 수도권 집중 방지"

  • 입력 2003년 1월 22일 17시 58분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수도권 정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1일 노 대통령당선자에 대한 합동 업무보고에서 수도권 정책의 기본틀을 ‘집중 억제’에서 ‘계획적 관리’로 바꾸겠다고 보고했다.

핵심은 ‘행정수도 이전 및 지방경제 활성화를 통해 수도권 집중 요인을 최대한 줄이되 수도권에 대한 규제도 줄인다’는 것이 기조. 신(新) 수도권 정책은 ‘수도권 개발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와 ‘지방 개발을 통한 균형 발전’이라는 상충될 요소가 있는 목표를 조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다만 실제 정책수립과정에서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방 경제를 키워 수도권 집중 요인을 막는다’=수도권 집중을 막아야 한다는 노 당선자의 의지가 가장 강하게 반영된 것은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노 당선자는 18일 첫 TV토론에서도 “행정수도 이전 없이는 수도권도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21일부터 10대 국정과제별로 각 부처의 통합 업무보고를 받는 노 당선자는 10여일간의 업무보고 중 5일을 지방에서 ‘지방분권’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특성화 발전’ 등을 주제로 받는다. 또 지방분권특별법을 새로 만들고 ‘국토균형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통과된 ‘경제자유구역(경제특구)법’이 인천 부산 광양으로 대상지역을 국한하고 있으나 이를 확대하려는 것도 경제력의 수도권 집중 억제를 겨냥한 것이다. 또 지방에 5, 6개의 ‘과학기술 특구’를 두고 지역별로 특화된 산업집적지(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밝혔다.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 위해 수도권 경쟁력 필수’=인수위가 수도권 정책과 관련해 ‘(수도권) 집중 억제’에서 ‘계획적 관리’로 바꾸는 정책 중 두드러진 것은 공장총량제 완화.

수도권 정비 계획법상의 공장총량제는 매년 공장허용 면적 총량을 정하고 이 범위에서만 공장 설립을 허용하는 것으로 수도권 개발을 억제하는 대표적 제도.

차기 정부는 허용 총량 면적을 늘리는 한편 정보기술(IT) 생명기술(BT) 등 이른바 ‘6T 산업’은 공장총량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국내 산업계는 공장총량제가 공장 수요가 많은 수도권 지역에 공장 설립을 막아 많은 제조업체들이 중국 등 외국으로 공장을 옮겨 ‘제조업 공동화(空洞化)’까지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 따라서 새 정부가 어느 정도까지 공장총량제를 완화할지에 재계는 관심이 높다. 또 산자부는 지난해 법을 바꾼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을 다시 손질해 수도권에서 첨단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차기 정부가 추진 또는 검토중인 수도권관련 정책
◇균형발전 및 지방강화
▽충청권으로 행정 수도 이전
▽지방분권특별법 제정 및 국토균형위원회 설치 운영
▽경제자유구역 확대
▽지방 과학기술특구 5,6개 조성

◇수도권 경쟁력 강화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 위한 수도권 역할 강조
▽수도권은 '집중 억제'에서 '계획적 관리' 지역
▽'산업 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바꿔 수도권 첨단 산업 육성
▽'수도권 정비계획법' 바꿔 '공장총량제' 완화 추진

수도권 집중을 나타내는 지표(단위:%)
인구46
은행예금과 대출액70
공공기관84
30대 기업 본사88
연구소 및 벤처기업75
법인세84
소득세69
법인세와 소득세는 2001년, 나머지는 2000년 기준 - 자료:통계청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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