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유상부(劉常夫·사진) 회장은 강력한 연임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문제는 유 회장이 98년 3월 주주총회에서 박태준(朴泰俊) 전 회장의 추천을 받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는 점. 비록 포스코가 민영화됐지만 변화한 정치환경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내외부의 분석이다. 또 세 번 연임할 경우 유 회장은 8년간 회장 자리에 있게 된다는 것도 큰 부담.
유 회장은 ‘시장의 힘’에 호소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1월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해 해외주주들의 호평을 유도했다. 최근에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자신의 리더십을 격찬한 친서를 공개했고 다음달 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현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에도 직접 나선다.
포스코측은 유 회장이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경영 성과를 내면서 CEO로서의 자질을 입증한 데다 외국인 소유 주식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민간기업의 CEO 선임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여지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도 “이번 CEO 선임 과정은 정치권과 민영화기업 관계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므로 차기 정부가 무리수를 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철강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외국인 지분은 결집된 힘을 행사할 수 없는 데다 경영권 자체에 큰 관심이 없어 정치권이 얼마든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 회장의 임기는 3월 주총까지다. 다음달 이사후보 추천위원회에서 적임자를 추천하면 3월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차기 CEO가 확정된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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