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기금, 입주자 편익없이 건설사만 이익

  • 입력 2003년 1월 26일 18시 08분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중형 분양아파트에 지원되는 국민주택기금이 건설회사들의 배만 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은 26일 경기도 일대에서 국민주택기금이 지원된 중형 분양아파트를 조사한 결과 가구당 기금 지원액은 2346만원에 이르지만 입주자의 편익은 전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반면 공공임대아파트, 국민임대아파트, 소형 분양아파트는 투입 비용과 맞먹는 편익을 입주자가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자 편익은 주거비 부담이 얼마나 줄었는지, 아파트를 배분할 때 형평성이 고려됐는지를 판단해 돈으로 산출한 것이다.

중형 분양아파트는 전용면적 18.2∼25.7평 규모의 아파트이다. 분양 면적으로는 22∼32평형 안팎이다. 정부는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중형 분양아파트를 짓는 민간 건설회사에 택지비와 건축비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국민주택기금이 지원되는 다른 아파트는 분양가를 제한하지만 중형 분양아파트는 건설회사가 마음대로 가격을 책정한다는 점. 1999년 분양가 규제가 풀리면서 중형 분양아파트 가격도 시장에 맡겼다.

이에 따라 분양가가 급등한 탓에 국민주택기금이 고스란히 건설회사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김근용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책적 지원 자금을 입주자의 편익으로 전환하거나 일부를 정부가 환수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는 올해 중형 분양아파트용 국민주택기금을 작년보다 19% 줄인 4600억원을 배정하는 등 지원 규모를 점차 줄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가구당 국민주택기금 지원액과 입주자 편익
아파트 유형규모(평)기금 지원액(만원)입주자 편익(만원)
공공임대152,9614,193
국민임대154,6084,446
소형 분양152,3222,867
중형 분양302,3460
자료:국토연구원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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