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선 웅진코웨이사장 "평생고객 정신이 '코디신화'낳았죠"

  • 입력 2003년 1월 26일 19시 06분


큰 돈을 들여 구축한 고객관계마케팅(CRM) 시스템이 수익 창출에 기여하지 못해 기업들이 고민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수백억원씩 들여 CRM시스템을 구축한 회사의 40%가량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CRM의 기본 정신은 고객을 1회용이 아닌 ‘평생고객’ 관점에서 접근,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대표적 사례가 웅진코웨이개발의 서비스 조직인 ‘코디’.

박용선(朴龍善·46·사진) 사장이 900억원에 못 미치던 매출을 취임 5년 만에 7200억원으로 끌어올리게 해준 1등 공신은 8200명의 코디였다. “96년 감사실장으로 일할 때 정수기에 대한 고객만족도를 조사했더니 20%에도 못 미치더군요. 정수기를 팔 때는 고객을 하늘처럼 떠받들다가 일단 사면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원인이었죠.”

98년 2월 대표로 취임한 박 사장은 주로 주부들로 구성된 서비스 조직 ‘코디’를 만들어 가정이나 가게를 방문, 정수기 필터를 교환해 주고 고객 불만을 청취하도록 했다.

코디들이 활동하면서 고객만족도는 크게 높아졌다. 고객들의 입 소문으로 웅진코웨이개발은 1조원이 넘는 정수기시장에서 60%를 차지하는 선도 업체로 자리잡았다.

“코디는 매달 고객을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평생 고객 개념으로 접근합니다. 따라서 서비스 조직이지만 강력한 판매 조직이기도 합니다. 코디의 서비스에 감동한 노인이 자신이 다니는 양로원 노인들을 설득해 수십 대의 정수기를 구입한 사례도 있지요.”

코디 조직의 위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웅진은 최근 정수기 외에 공기청정기, 비데, 연수기 판매사업에 진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고객들이 코디를 믿고 다른 제품까지 구입하기 때문이다. 코디는 99년 노동부로부터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 사장은 웅진이 건강과 관련된 모든 제품을 취급하는 기업으로 커나가는 데 가장 큰 자산은 코디라고 확신한다.

“고객을 평생 고객으로 여기고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반드시 실현한다는 정신을 가지고 일할 뿐입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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