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보고 손님취향 알아내 맞춤서비스하죠"

  • 입력 2003년 1월 26일 19시 23분


신세계 서비스전문 강사팀 연귀랑 주임(오른쪽)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고객의 성향을 파악해 ‘맞춤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박영대기자
신세계 서비스전문 강사팀 연귀랑 주임(오른쪽)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고객의 성향을 파악해 ‘맞춤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박영대기자
“SBS 주말드라마 ‘야인시대’ 주인공의 실제인물인 김두한은 말이 빠르고 인간관계보다는 일을 중시하잖아요? 이런 유형에겐 괜히 ‘이게 어떨까요?’라고 말을 먼저 건네면 귀찮아해요. 원하는 물건을 말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신세계 서비스전문 강사팀 연귀랑 주임(29)은 5, 6년 전부터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외모나 행동으로 고객의 성향을 판단해 상품판매에 접목시키는 방법을 개발, 판매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에 나서고 있는 것. 일주일에 최소한 10시간 정도 직원들에게 이를 교육시키고 매장을 돌면서 판매직원의 잘못을 지적해주는 ‘적시(just in time)’ 교육도 담당하고 있다.

“판매직원으로 여러 해 일하다 보니 고객마다 원하는 서비스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지요.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인지 빨리 알아차려 ‘맞춤서비스’를 하는 것이 고객과 직원 모두에게 이롭습니다.”

그는 이를 위해 한국교육컨설팅연구소가 국내에 소개한 인간유형 분류법인 ‘디스크(DISC)’를 응용한다. 디스크란 사람의 행동 특성에 따라 주도형(D), 사교형(I), 안정형(S), 신중형(C)으로 구분한 것. 또 최근엔 한의학의 ‘사상의학(四象醫學)’을 어떻게 판매에 응용할지도 고민하고 있다. 93년 성덕여상을 졸업한 그가 99년 뒤늦게 광운대에서 산업심리학을 전공한 것도 이런 목적에서다.

연 주임은 때마침 여성복 매장에 들어서며 “바지정장 하나 보여주세요” 하는 30대 여성을 쳐다보며 “디스크 분류법에 따르면 주도형 고객일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한다. 주도형 고객은 매장을 들어서면서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거리낌없이 말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주도형은 지나친 관심을 귀찮아한다”며 “적당한 무관심이 오히려 낫다”고 조언한다.

반대로 사교형은 이 옷 저 옷을 만져보며 도움을 기다리는 스타일. 그는 “사교형은 다른 손님에게 관심을 뺏기길 싫어해 신경을 많이 써줘야 하지만, 한번 단골이 되면 오래 가고 입소문도 잘 내준다”고 말한다.

사상의학의 응용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겉모습으로 사람의 성향을 판단한 뒤 이에 맞게 서비스하는 것. 예를 들어 태음인으로 판단했다면 디자인보다는 품질 대비 가격, 쿠폰이나 사은품 등에 대한 정보를 알려 주는 것이 낫다. 경제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고객 분류에 따른 서비스 차별화란 그의 판매전략이 앞으로 고객들을 얼마나 사로잡을지 관심거리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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