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에이전시 이바닥 최문규(崔文奎·33·사진) 사장의 별명은 ‘얼리 어답터’를 줄인 ‘얼리’. 연세대에서 건축공학 석사과정을 마친 그는 94년 삼성엔지니어링에 입사한 뒤 줄곧 ‘IT전도사’로 불렸다. 지금까지 컴퓨터 관련 책만 7권을 썼고 대부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94년 유니텔 인터넷 홈페이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탔어요. 그 때는 오프라인에서 집을 짓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일을 시작했죠.”
지금은 관심 영역이 넓어져 자동차용품부터 로봇 진공청소기까지 다양한 신상품을 써보고 평가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름만 대면 아는 유명 전자회사의 신상품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의 자동차에도 ‘하늘을 나는 모형 UFO’, 플라스틱 제품은 뭐든지 착 달라붙는 차량용 ‘스티키 패드’ 등 시험삼아 써보는 다양한 상품들이 실려 있어 이채롭다.
‘얼리’는 무조건 새로운 제품만 골라 쓰는 사람이 아니라 상품의 특성을 알고 가려 쓰는 사람이라는 것. 또 자신들이 알고 있는 정보를 소비자와 기업을 위해 기꺼이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많다고 믿은 그는 2001년 8월 ‘얼리’들을 위한 홈페이지(www.earlyadopter.co.kr)를 열었다. 현재 회원은 8000여명. 핵심 회원만 1000명에 이른다. 이 홈페이지에서는 회원들이 매일 새로운 아이디어 상품을 소개하고 의견을 나눈다. 요즘에는 평가를 원하는 신상품이 하루 3개가 들어올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신제품을 들고 온 50대 사장님에게 ‘고쳐야 할 것이 많다’고 했더니 나가면서 눈물까지 흘리더군요.”
그러나 그는 시장의 힘에 맡겨야 할 일에 간섭하지 않으려고 말을 아낀다. 올해 말에는 중국에 진출해 ‘얼리 어답터’ 웹사이트를 만들 계획이다. 한국 중소기업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중국 ‘얼리’들에게 소개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새롭고 ‘쿨’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란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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