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값 ‘껑충’ 난방에너지 ‘바닥’

  • 입력 2003년 1월 27일 18시 16분


설을 앞두고 전국적인 폭설과 강추위로 농산물 유통에 비상이 걸렸다. 겨울철 난방연료 중 액화천연가스(LNG)는 공급이 부족해 에너지 수급 위기도 닥치고 있다.

27일 농림부와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등에 따르면 폭설과 강추위로 농산물의 출하와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무 배추 상추 등 신선(新鮮) 농산물을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뛰고 있다.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 낙찰가격 기준으로 무(15㎏)가 8900원으로 24일 7950원에 비해 11.9% 올랐으며, 배추(5t)도 383만원으로 24일의 354만원보다 8.2% 상승했다.

상추(4㎏)는 1만6150원으로 24일의 1만5950원에 비해 1.3% 올랐다. 가락동 시장 조사분석팀은 폭설과 강추위가 이어지면 상승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과 배 시금치 도라지 고사리 밤 대추 감 쇠고기 등 대부분의 제수용품 가격은 저장물량이 비교적 넉넉한 데다 경기부진으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아직까지는 큰 폭의 가격상승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농림부는 기상상황을 주시하면서 출하시기를 앞당기도록 유도해 농산물 수급을 안정시키기로 했다.

한편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난방연료 중 LNG가 올 겨울에 부족사태를 빚어 난방 에너지 수급 불안이 빚어지고 있다. 이는 예년에 비해 추위가 일찍 찾아온 데다 기온이 크게 낮은 날씨가 상당 기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11월 한파로 인한 전력소비는 예년에 비해 10%가량 늘었고 이로 인한 국내 LNG 소비는 50% 이상 늘었다. 산자부는 올 겨울 LNG 공급은 약 1183만t으로 수요 1165만t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추위가 때 이르게 시작된 데다 예년보다 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LNG가 부족하게 됐다. 궁여지책으로 LNG를 쓰던 발전소 일부의 에너지원을 석유류로 바꾸도록 하기도 했다.

일본의 원자력발전소 10여기가 고장나 일본이 국제 현물시장의 LNG를 ‘싹쓸이’해가면서 LNG 품귀현상을 빚고 있어 국내 LNG 수급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LNG는 현재 3∼4일분에 해당하는 30만t 정도의 재고물량이 확보돼 있어 예년 재고치인 6∼7일분보다 적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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