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바꿔 새출발…작년 거래종목 108개社 개명

  • 입력 2003년 1월 27일 18시 24분


투자자라면 한 번쯤은 어느 날 투자 종목이 시세표에서 ‘사라져’ 당혹스러웠던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국내기업들이 글로벌기업 또는 첨단산업 등으로 이미지 변신을 하기 위해 지나치게 자주 상호를 바꾸기 때문이다.

증권예탁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종목 가운데 총 108개 회사가 상호를 바꿨다. 상장종목이 45개, 코스닥등록종목이 54개, 제3시장 종목도 9개가 상호를 바꿔 전년보다 32% 증가했다.

일반적 형태는 세계화 시대에 맞춰 국문 표기에서 영어 약자로 바꾼 것. 포항종합제철이 포스코로, 한국전기통신공사가 KT로, 담배인삼공사가 KT&G로 변경했다.

상호에서 공업 산업 기계 등을 생략해 전통 산업의 이미지를 벗고 첨단 이미지로 탈바꿈하려는 노력도 적지 않았다. 삼미특수강이 비앤지스틸, 백산한정밀이 백산OPC, 세원중공업이 세원E&T로 바꾼 것이 대표적.

그러나 지나치게 잦은 상호 변경은 기업의 비용만 축낼 뿐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예탁원은 “상호 변경으로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투자자에게는 상호만으로 회사 내용을 알기 어렵다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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