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호기자의 펀드탐방]LG투신 '마켓헤지'펀드

  • 입력 2003년 1월 28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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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심해 오를 때 남보다 조금 벌더라도 내릴 때는 재빨리 손을 털고 쉬어야 한다. 이 작업을 오래 반복하면 돈을 벌 수 있다.’

‘주식 편입비중을 발빠르게 늘렸다 줄였다 하는 작업은 감정의 동물인 사람보다 냉정한 컴퓨터가 더 잘 할 수 있다.’

이런 견해를 가지고 있다면 LG투신운용의 ‘마켓헤지’ 펀드 시리즈의 철학에 동감하는 것이다.

이 펀드는 주식 및 주식파생상품에 자산의 30% 이하, 채권 및 채권파생상품에 70% 이하를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

증시가 당분간 오를 것 같으면 주식 비중을 30%까지 늘렸다가 내릴 것 같으면 몽땅 팔아 위험을 피하는 것이 운용 전략이다.

비중을 줄이고 늘리는 작업은 네 개의 컴퓨터 시스템이 한다. 네 시스템이 모두 주식을 팔라는 신호를 보내면 펀드는 주식을 모두 판다.

반대의 경우 편입비중은 30%까지 늘어난다. 두 개는 늘려라, 두 개는 줄이라는 신호를 보내면 펀드는 자산의 15%만 주식을 보유한다.

네 시스템은 주가를 예측하는 기술적 분석지표 가운데 추세추종형 지표에 과거 5년 동안의 한국 증시 데이터를 적용해 만든 것.

결국 이 펀드는 증시가 장기간 오를 때는 남의 30%밖에 못 번다. 그러나 장기간 내릴 때의 손실을 누구보다 먼저 차단할 수 있다.

증시가 짧은 기간 올랐다 내렸다 하며 옆걸음을 치는 경우에는 손해만 볼 가능성이 크다. 컴퓨터가 시장의 변덕에 속아 이른바 ‘뒷북’만 치기 때문이다.

펀드의 목표는 시장금리보다 조금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내는 것. 2001년 12월 첫 펀드인 ‘마켓헤지1’ 펀드의 실적은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설정 후 이달 10일까지 시장평균수익률(종합주가지수 등락률)은 ―6.04%. 이에 비해 이 펀드의 수익률은 8.4%다.

7개 펀드 가운데 지난해 3월 설정된 ‘뉴마켓헤지혼합형1’만이 28일 현재 LG증권 HSBC 등에서 일반투자자에게 팔리고 있다. 판매 및 운용 수수료가 1.55%로 다소 비싼 편이다.

지영석 시스템펀드팀장은 “앞으로 증시가 오르겠지만 언제라도 다시 내릴 수 있다고 믿는 투자자에게 적당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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