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달러 약세 저지 시장개입 … 원화 강세 한풀 꺾일듯

  • 입력 2003년 2월 2일 19시 17분



작년 말 이래 계속돼온 원화 강세가 이번 주에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재무성이 외환시장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제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1일자에서 일본 정부가 1월 중 외환시장에서 엔화를 팔고 달러화 56억달러를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지난해에는 5월과 6월에만 달러화 200억달러를 사들이는 등 작년 9월까지 엔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시장 개입에 나섰으나 최근 들어서는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왔다.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은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18엔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에 엔화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졌으며 강세 일변도를 보여오던 원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시된다.

조문기 한국은행 외환시장팀장은 2일 “역외선물환거래(NDF) 시장과 국내 외환시장 참여자들이 엔-달러 환율을 원-달러 환율의 선행지표로 간주하기 때문에 달러당 1170원을 뚫고 내려가려던 원화 강세 현상이 꺾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엔화의 움직임에 원화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원화와 엔화의 동조현상은 작년 이후 계속 심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한국과 일본의 수출상품이 70% 이상 겹치기 때문에 엔화 강세→한국 수출경쟁력 증가→원화 강세를 예상하고 움직여왔다.

또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함에 따라 한국 외환당국도 원화 강세를 조절하기 위해 직접적으로 시장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시장은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시장개입보다는 국책은행을 통해 달러화를 사들이는 간접 개입과 당국자의 구두개입을 통해 원화의 급격한 강세를 막아왔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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