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빌딩은 하루종일 착잡한 분위기에서 헤어나질 못했다.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이 금강산 육로관광 사전 답사길에 오르기 전 부친인 고 정주영(鄭周永) 현대 명예회장 묘소에서 굵은 눈물 방울을 흘린 데 이어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검찰에 소환되는 장면이 TV화면을 통해 방영된 것.
정 회장이 눈시울을 붉히는 장면을 지켜본 한 직원은 “2001년 정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나기 전 실무간부들 사이에서 실익이 없는 대북사업을 그만둬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 발표문안까지 만들기도 했다”며 “당시 여러 이유로 이를 관철하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라고 복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직원들은 “대북사업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나.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 것 같으냐”며 앞으로의 사업에 대한 걱정을 비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기업은 기업 본연에 충실할 뿐”이라면서도 당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간부들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자리를 비운 채 서초동 서울지검으로 달려가 정 의원의 소환 장면을 지켜봤고 남은 직원들은 회의실에 모여 앉아 TV를 지켜보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울산공장의 한 간부는 “대북 송금 및 정 의원 소환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몰라 다각도로 대비하고 있다”며 현대가의 정치 풍파로 인한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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