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현의 선물이야기]준비된 선물투자는 넘어지지 않는다

  • 입력 2003년 2월 5일 18시 26분


④선물과 외발자전거

지난번에 1000명 중 1명만이 성공할 수 있는 게 주가지수선물이라는 말씀을 드렸지요. 이후 “그럼 당신은 왜 주가지수선물을 하는데? 그렇게 자신 있어”라는 공격적인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희 회사는 선물투자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입니다. 난감하더군요. 자신있다고 하자니 잘난 척하는 것 같고 아니다라고 대답하자니 그럼 왜 그 일을 하느냐고 할 것 같아서요.

어렸을 때 TV에서 서커스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바퀴가 하나뿐인 자전거를 타는 묘기가 특히 인상적이었지요. 묘기가 끝나자 사회자가 물었습니다. “지금까지 한번도 넘어진 적이 없었나요. 위험하지 않아요.”

외발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대답했습니다. “연습할 때는 많이 넘어졌지만 무대에선 한번도 넘어지지 않았습니다. 연습을 많이 한 덕분이겠지요. 이제는 두발자전거보다 더 편합니다.”

무엇이 위험하다는 말에는 그것에 참여한다는 전제가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 않고 지켜만 본다면 위험할 게 하나도 없지요. 구경꾼에게는 오르고 내리는 것이 재미있을 뿐입니다.

선물시장은 그렇다 치고 주식이나 부동산은 어떻습니까. 돈을 벌었다면 그만한 시장이 없지만 반대로 잃었다면 그만큼 위험한 시장이 없을 겁니다.

주식과 부동산이 두발자전거라면 주가지수선물은 외발자전거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더 위험하다는 뜻에서 말입니다.

그럼 왜 굳이 외발자전거를 탈까요. 물론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해서입니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는 큰 수익을 낼 수 없습니다. 넘어질 것을 각오하지 않고는 자전거에 오를 수 없듯이 말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세발자전거를 타고, 그 다음엔 두발자전거, 그리고 나서 외발자전거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위험한 건 시장이 아니라 아무 준비나 노력없이 고수익을 꿈꾸는 사람들이 아닐까요.

주가지수선물은 주식보다 변동성이 크고 주식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일 때가 많습니다. 그만큼 예측이 힘들죠. 그래서 위험을 피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누가 등을 떠민 것도 아닌데 수익이 많이 난다는 말만 듣고 무작정 선물시장에 뛰어들어 복권을 사듯이 매매하고 있지는 않나요.

위험을 피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그냥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준비한 뒤 시장에 들어가는 겁니다. 저는 후자를 택했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중입니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신아투자자문 사장 sinah@shinah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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