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돈은 들어오는데 …외국인 매수여부가 열쇠

  • 입력 2003년 2월 5일 18시 31분


주식을 사려는 돈이 증시에 새로 들어오는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종합주가지수가 600선까지 떨어져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된 결과라는 것. 그러나 외국인투자자들이 본격적인 주식 매수에 나서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막연한 기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많다.

▽자금 유입의 신호들=우선 개인투자자의 주식 직접투자 자금을 뜻하는 고객예탁금이 지난달 24일 7조5766억원을 바닥으로 늘어나 3일 현재 7조8522억원까지 늘었다.

간접투자자금인 투신권 전체의 순수주식형 펀드 수탁액도 지난해 말 10조4831억원에서 3일 현재 10조6376억원으로 늘어났다.

반면 단기 부동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수탁액은 1월23일 60조4564억원까지 늘었다가 3일 56조8662억원으로 줄었다.

주식을 사겠다는 약속도 줄을 잇고 있다. 정부는 올해 주식시장에 투입할 계획인 4조9000억원의 연기금 가운데 일부를 조기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4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겠다고 공언한 증권거래소와 증권업협회 등 증권유관기관들은 이르면 21일부터 자금을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도 1조원 이상의 주식을 살 예정이다.

점점 낮아지는 금리도 좋은 조짐이다. 최일호 대한투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채권과 예금의 매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주식의 매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주형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4일 현재 매수차익거래 잔고는 800억원대로 2001년 9월 이후 처음으로 1000억원대 이하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프로그램 매매에 따른 주식 매도세력이 약해졌다는 뜻이다.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김 애널리스트는 “자금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는 점으로 보나 기술적 지표로 보나 최근 증시는 반등의 국면에 있다”고 진단했다. 최 애널리스트도 “연기금 등 기관자금이 조기 집행될 것에 대비해 기관 선호 우량주에 관심을 가져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이후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투자자가 아직 시장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은 자금의 본격적인 유입을 점치기에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거래일 기준으로 6일 만인 4일 순매수로 돌아섰던 외국인은 5일 다시 한국 증시에서 주식을 순매도했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관자금은 아직 계획에 불과하고 개인자금도 단기 차익을 노리는 돈 이상으로 보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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