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제품에 장기투자 해법이 … 한우물기업 불확실성 적어

  • 입력 2003년 2월 5일 18시 49분



좋은 기업을 발굴해 오래 투자하고 싶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을 골라야 할까.

장기투자에 적합한 종목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을 갖춰야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유심히 봐야 할 것이 ‘회사 주력제품의 수명’이다.

어떤 회사는 주력제품을 수십년째 유지하는 반면 다른 회사는 주력제품이 매년 바뀐다. 장기투자자라면 어떤 회사를 고를 것인가. 답은 간단하다. 주력제품의 수명이 더 긴 기업이다.

▽제품 수명이 길다〓장기투자는 아무 우량주나 사서 무조건 오래 들고 있는 투자가 아니다. 우량주라고 해서 무조건 장기투자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게 중요하다.

오래 기다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종목을 골라야 한다. 주력 제품의 수명은 투자자가 그 회사를 믿고 오래 기다릴 수 있는지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다.

복사기 하나로 십수년째 시장을 석권한 신도리코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복사기로 돈을 번다. 10년 뒤에도 복사기로 돈을 벌고 있을 것이다.

라면과 스낵 시장을 장악한 농심도 10년 뒤 여전히 라면과 스낵을 팔 가능성이 높다. 케첩과 마요네즈 카레 시장을 장악한 오뚜기가 10년 뒤 인터넷 기업 등으로 변신해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음료시장의 최강자 롯데칠성이나 줄자를 만드는 코메론이 10년 후 다른 일을 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이런 회사는 분석을 하기 쉽다. 브랜드의 위력과 시장 영향력 등을 감안해 회사의 몇년 뒤 전망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예측이 바로 장기투자의 밑바탕이 되는 것.

▽제품 수명이 짧다〓다음이나 옥션, 네오위즈나 NHN 같은 인터넷 기업이 이런 유형. 모두 한국 인터넷 산업을 대표하는 우량기업이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돈을 버는 법을 터득하면서 최근 주가도 오름세다.

이런 종목에 장기투자가 가능할까. 모두 모범적이고 좋은 회사이긴 하지만 장기투자 대상으로 삼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회사 설립 초기에 광고로 돈을 벌었고, 좀 지나서는 사이트 유료화로 돈을 벌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는 아바타와 쇼핑몰 등이 매출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10년 뒤에도 이 회사가 아바타와 쇼핑몰로 돈을 벌고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당장 2, 3년 안에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야 할지도 모르는 처지다.

동부증권 장영수 기업분석 팀장은 “인터넷 기업은 수익모델이 자주 바뀌는 만큼 장기투자 대상으로는 적절하지 않다”며 “막연한 보유보다 회사의 상황 변화에 따라 사고 파는 것을 잘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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