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열린 경유차 환경위원회의 공개토론회에서 그동안 큰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정유업계와 LPG업계가 경유 승용차 조기도입에 반대했다.
자동차업계는 업체간 시기는 다르지만 3년 내에 경유 승용차 도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야만 경유차 기술개발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고 국내 시장을 지킬 수 있다는 것.
정유업계는 경유 품질을 고급화하라는 환경단체의 요구에 대해 큰 부담을 안고 있다. 환경부가 국내 5대 정유사의 경유를 조사한 결과 황 함유량은 허용치 430ppm의 36%인 평균 155ppm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자동차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유럽의 ‘유로-3’에 맞추려면 황 함유량을 50ppm 이하로, ‘유로-4’에 맞추려면 15ppm 이하로 낮춰야 한다.
대한석유협회는 허용기준이 50ppm으로 정해지면 이를 생산하기 위해선 탈황시설 추가 투자비용이 1조5000억원, 15ppm일 경우 7조5000억원이 든다고 밝혔다.
S-오일 남종배(南鍾培) 상무는 “저유황 경유를 생산하면 정부가 정유업계에 보조금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LPG업계는 2006년까지 휘발유, 경유, LPG의 소비자 가격비율을 100 대 75 대 60으로 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반대하고 있다.
경유보다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LPG를 소비자들이 경유와 동등하게 고르려면 LPG 가격이 경유의 절반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LG칼텍스가스 김재한(金宰漢) 팀장은 “더욱이 국내에서 소비되는 LPG 중 자동차용 LPG가 절반이어서 에너지 비율에 대한 재검토 없이 경유 승용차를 도입하면 LPG업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교통안전공단이 최근 발표한 자동차 연료 소비 행태 조사에 따르면 2001년 소비된 자동차 연료 293억L 중 경유는 140억여L(48.1%), 휘발유는 94억여L(32.2%)을 차지한 반면 LPG는 57억여L(19.7%)에 그쳤다.
정부는 8일 민관 협의안을 확정해 관계부처 협의를 거친 뒤 15일까지 최종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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