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승(孫吉丞) 신임 전경련 회장은 7일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경제계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측의 직접 갈등은 줄고 물밑 접촉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손 회장과의 일문일답.
―새 정부가 추진하는 ‘3대 재벌개혁’에 대응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 당선자가 쓴 ‘여보 나 좀 도와줘’라는 책을 봤다. 따뜻하고 정감 넘치며 토론과 대화가 있었다.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았다. 국가 지도자나 리더들은 국가발전을 생각하리라 본다. 여기에 초점을 맞춰 근본 목적이 달성되도록 돕는다면 풀지 못할 문제가 있겠느냐.”
―그동안 재계는 새 정부가 내세우는 재벌개혁이 성장 잠재력을 저해한다고 주장해 왔다.
“기업은 국가를 떠나 있을 수 없다. 세계화가 진전됐지만 역시 지역 내에 기업이 존재하는 것이다. 또 노 당선자는 국력 증진이 국가의 중요한 과제이며 기업의 역할이 막중하다고 보는 것 같다. 재계는 이를 적극 수용하고 우리 의견도 내어서 새 정부의 국가전략이 성공하도록 도울 임무가 있다.”
그러나 손 회장은 상속 증여세 포괄주의, 증권집단소송제, 출자총액제한제 등 정부의 재벌개혁안에 대한 의견은 끝내 밝히지 않았다.
―기업인들이 사회적 책임을 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했는데….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때 주변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많이 봤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려울 때 힘을 합하고, 괴로울 때 위로하며, 넉넉한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을 돕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이고 기업이 얼마나 할 수 있는지 연구해서 기업이 자진해서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동북아 경제협력체제에 대한 구상은….
“앞으로 5년간 한국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일본 중국과 협력해 동북아경제협력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정부도 생각이 있겠지만 이를 실천하는 것은 바로 기업인들이다. 정책 당국과 기업이 긴밀히 협력해 성공률이 높은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역대 전경련 회장 | |||
구분 | 성명 | 기간 | 당시 직함 |
제1대 | 이병철 | 61년8월∼62년9월 | 삼성 회장 |
2∼3대 | 이정림 | 62.9∼64.4 | 대한양회공업 사장 |
4∼5대 | 김용완 | 64.4∼66.4 | 경방 회장 |
6∼8대 | 홍재선 | 66.4∼69.4 | 금성방직 사장 |
9∼12대 | 김용완 | 69.4∼77.4 | 경방 회장 |
13∼17대 | 정주영 | 77.4∼87.2 | 현대 회장 |
18대 | 구자경 | 87.2∼89.2 | 럭키금성 회장 |
19∼20대 | 유창순 | 89.2∼93.2 | 롯데제과 회장 |
21∼23대 | 최종현 | 93.2∼98.8 | SK 회장 |
24∼25대 | 김우중 | 98.9∼99.10 | 대우 회장 |
26∼27대 | 김각중 | 2000.2∼2003.2 | 경방 회장 |
28대 | 손길승 | 2003.2∼ | SK 회장 |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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