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유가시대…준중형차 잘나간다

  • 입력 2003년 2월 10일 17시 31분


자동차업계가 연초부터 내수 침체와 고(高)유가라는 이중고(二重苦)로 초비상이다. 1월 판매는 우려한 대로 크게 줄어들었다. 휘발유값은 L당 1400원을 뛰어넘을 태세다.

정부 당국은 고유가 대책으로 강제 10부제를 검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선 99년 폐지된 1가구 2차량 중과세제도 부활 방안을 논의하고 있어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일 때까지는 ‘기름 덜 먹는 차량’ 중심으로 판촉전을 펼치면서 고객의 구매심리를 자극할 이색 판촉 이벤트를 꾸준히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기름 덜 먹는 차가 잘 팔린다=1월 전체 자동차 내수판매는 25만4091대로 전달에 비해 10.8%나 감소했다. 하지만 모든 차종의 판매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예컨대 1500cc급 준중형 승용차의 내수판매는 큰 폭 늘어났다. 현대 아반떼XD는 1월에 9185대가 팔려 전달보다 7.6% 증가했다. GM대우는 신차 라세티를 무려 41%가 늘어난 4109대를 팔았다. 르노삼성의 SM3도 2.3% 늘어난 3711대를 판매했다. 상대적으로 기름을 덜 먹는 준중형차의 인기몰이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반면 중형차 판매는 시들해지고 있다. 현대차 뉴EF쏘나타는 1월에 8664대가 팔려 전달보다 4.4% 감소했다. 기아차 리갈은 1385대로 29.3%, 르노삼성차 SM5는 7638대로 0.2% 각각 줄어들었다. 대형차인 현대차 그랜저XG와 에쿠스, 쌍용차 체어맨의 판매도 신통치 못했다.

경기불황과 기름값 상승으로 배기량 2000cc급 중형차의 수요가 줄어드는 대신 한 등급 아래인 1500cc급 준중형차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것.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준중형차의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특히 현대차는 아반떼XD의 디자인을 일부 바꾼 새 모델(페이스 리프트)을 4월중 선보여 준중형차 부문 1위를 확고히 다진다는 복안이다.

자동차업체가 제시한 공인 연비(오토 기준)는 준중형차가 L당 13.6∼14.0㎞, 중형차는 L당 9.4∼12.6㎞로 준중형차의 연비가 훨씬 좋다. 하지만 운행 조건과 운전 습관에 따라 공인 연비와 실제 연비는 많은 차이가 난다.

▽불 뿜는 판촉전=현대차는 첫 차 구입 고객이 2월중 클릭 베르나 라비타를 구입할 경우 해당 차량의 취득세(차량 가격의 약 2%)만큼 깎아준다. 기존 현대 차량 보유 고객이 뉴EF쏘나타 뉴그랜저XG 다이너스티를 구입하면 20만원을 할인해준다.

기아차는 이달중 출고되는 승용차 전 차종에 대해 알루미늄 휠을 공짜로 달아준다. GM대우는 오토카드를 보유하거나 신청한 고객이 라세티와 칼로스를 구입할 경우 20만원을 깎아준다. 르노삼성차는 17일경부터 3월말까지 SM3 계약 고객을 대상으로 부부 및 가족 사진 콘테스트를 실시, 수상 고객에게 해외여행 상품권, 디지털카메라, 여행용 가방을 증정한다.

수입차업체도 뒤질세라 잇따라 판촉전에 가세하고 있다.

포드코리아는 2월말까지 포드 전 차량 구매고객에게 JVC 최신형 홈시어터 시스템(100만원 상당)을 덤으로 주고, 고진모터임포트는 보라2.0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국민관광 상품권 100만원권을 증정한다.

승용차 차종별 공인연비 비교 (단위:km/L)
회사차 종공인연비구분
현대클락1.5D 14.0소형
베르나1.5S 14.3소형
아반떼XD 13.6준중형
EF쏘나타2.0D 12.3중형
기아비스토 17.8경승용
리오1.5S 14.5 소형
스펙트라 13.7준중형
카렌스2.0D 8.8미니밴
GM대우마티즈ⅡCVT 23.8경승용
칼로스1.5S 14.2소형
라세티 14.0준중형
L6매그너스2.0D 11.3중형
레조2.0D 9.6미니밴
르노삼성SM3 13.8준중형
SM5 2.0D 11.3중형
주:미니밴은 LPG연비 자료:각 업체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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