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밀도지구 반등〓서울 저밀도지구 아파트는 시장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 재건축이 임박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강남권에 있는 잠실, 반포, 청담·도곡지구는 더욱 그렇다.
지난주 이들 지역 아파트값은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잠실지구 주공2단지 13평형은 3억5250만원으로 한 주일 전보다 750만원, 19평형은 5억4500만원으로 500만원 올랐다.
청담·도곡지구 개나리 1차 21평형도 한 주 만에 2000만원 상승한 6억7000만∼6억8000만원, 영동차관아파트 15평형은 1000만원이 뛴 4억2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반포지구에서는 뚜렷한 가격 변동을 찾아보긴 어렵지만 매물이 대부분 회수됐다.
잠실지구와 청담·도곡지구는 지난주 서울시로부터 재건축 우선 사업승인 대상지로 선정된 게 호재로 작용했다. 반포지구는 일부 조합에서 재건축 안전진단을 신청하자 가격 상승 기대심리가 발동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반영하듯 부동산정보 제공업체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잠실지구 평균 매매가는 전주 대비 2.01%, 청담·도곡지구는 0.13% 올랐다.
▽전세금 하락 진정〓6주 연속 하락하던 서울지역 매매가 변동률은 지난달 31일을 기준으로 반등했다. 31일 현재 매매가 변동률은 0.13%. 1월 첫째 주는 이보다 약간 떨어진 0.01%를 보였으나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세금도 내림세를 멈췄다. 서울 전세금 변동률은 지난달 10일(―0.22%) 이후 △1월 17일 ―0.1% △1월 24일 ―0.04% △1월 31일 ―0.02% △2월 7일 ―0.04%로 낙폭이 줄었다.
▽1차 동시분양 경쟁률 급등〓6일 마감한 서울 1차 동시분양에서도 50.1 대 1이라는 예상을 뛰어넘는 경쟁률이 나왔다. 총 5개 단지에서 188가구를 분양한 이번 동시분양에는 9415명이 몰려 서울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의 약발이 먹히기 전인 작년 9차(10월) 동시분양(57.5 대 1)과 비슷한 수준.
부동산 전문가들은 단지 수도 적고 소위 인기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아파트가 적었음에도 이처럼 이례적인 경쟁률이 나온 것은 부동산경기가 서서히 되살아나는 신호로 보고 있다.
▽대세 상승 신호탄인가〓부동산개발회사인 세중코리아 한광호 실장은 “강남 저밀도지구의 가격 상승은 다른 지역에 연쇄적인 영향을 주게 마련”이라며 “조만간 가격 내림세가 멈추고 재상승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강현구 팀장도 “이번 동시분양 경쟁률이 높았던 것은 분양물량은 적었지만 동시분양 참가자는 예전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에 생긴 결과”라며 “급매물이 빨리 소진되는 등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대세 상승으로 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약세론’의 근거는 부동산시장의 안팎 상황이 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만큼 바뀌지 않았다는 것.
저밀도지구 아파트값이 반등한 것도 따지고 보면 개별 단지의 호재일 뿐 시장 전체를 움직이는 변수로 작동하기는 어렵다. 실제 일선 중개업소에서는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렸을 뿐 실거래는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정부의 투기억제책도 그대로일 뿐 아니라 고질적인 문제로 거론됐던 새 아파트 입주량 부족도 올해부터는 여유가 생길 전망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일시적인 등락은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지금과 같은 약보합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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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정기자 koh@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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