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하이브리드(신종자본증권)' 발행 허용

  • 입력 2003년 2월 10일 19시 25분


국내 은행도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함께 가진 ‘하이브리드’(신종자본증권)를 발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10일 “2월 중 국내에서도 하이브리드를 발행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계에 따르면 기존 후순위 채권금리보다 다소 높은 7%선에서 하이브리드 발행 금리가 결정될 전망된다. 하이브리드를 해외에서 발행할 때에 비해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시중 자금이 풍부하므로 국내에서 하이브리드를 발행하더라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보고 발행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하이브리드 발행을 추진하려는 것은 자기자본비율 중 기본자본 규모를 높이기 위한 것. 국민은행은 특히 정부지분 매입을 위해 자본금 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합병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말 해외에서 하이브리드를 발행한 하나은행은 4.68% 포인트(총 8.74%)나 가산금리를 지불해야 했다.

유재훈 금융감독위 은행감독과장은 “국내 장기채권시장 형성을 위해 하이브리드의 국내 발행이 가능하도록 이달 중 제도개선을 서두르고 있다”며 이를 통해 “이자소득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의 자금 조달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1월 말 ‘리오픈(Re-open)’방식으로 국제시장에서 5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해룡 산은 국제업무부 부부장은 “이미 발행했던 채권을 추가 발행하는 방식이어서 번거로운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은 자금동원선을 국내로 돌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특수목적자회사(SPV)를 통해 해외에서 발행하려던 하이브리드 발행 규모를 8억5000만달러(1조원)에서 절반으로 줄이고 그 시기도 2월 이후로 미뤘다. 대신 국내시장에서 5000억원 규모를 조달할 예정이다.

주식처럼 만기가 없으면서 채권처럼 매년 일정한 이자나 배당을 주는 금융상품이다. 하이브리드(hybrid)란 이종(異種) 사이의 결합을 뜻한다. 주식과 채권 성격을 동시에 가졌다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