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銀 “외화차입 일시 중단”…외화자산도 동결키로

  • 입력 2003년 2월 12일 18시 48분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으로 해외차입 여건이 악화되자 산업,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이 외화차입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고 외화자산도 동결하기로 했다.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 여유 외화자금을 활용하는 등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대외시장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외화자산 규모를 동결할 방침이다. 시장상황이 특별히 개선되지 않는 한 외화차입에 나서지 않고 상황이 더 악화되면 외화자산을 감축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기업은행은 당초 올해 10억∼15억달러의 외화차입 계획을 세웠다.

산업은행도 차입가산금리 상승으로 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외화차입을 자제, 외화자산 규모를 늘리지 않을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글로벌본드 5억달러 발행으로 자금사정이 좋은 데다 현재로서는 시장상황이 나빠 당분간 외화차입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북한 핵 사태 장기화에 대비, ‘정기예치금’ 등 여유자금을 전환해 사용하거나 차입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7억달러가량의 외화를 차입할 외환은행은 우선 시장상황을 지켜보고 차입여건이 더 악화될 경우에 대비해 외화자산 동결 등의 대응조치를 세워놓고 있다.

하나은행은 당장은 시장여건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북한 핵문제가 장기화하면 차입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무디스의 은행신용평가팀은 다음주 방한하여 17일 국민은행, 18일 조흥은행, 19일 우리은행 등에 대한 신용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무디스는 가계부채 현황, 신용카드 부실, 은행 자산건전성 문제를 중점적으로 실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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