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현의 선물이야기]준비하는 사람에게 '인생역전' 온다

  • 입력 2003년 2월 12일 19시 07분


최근 가장 뜨고 있는 말은 ‘인생역전’입니다. 저도 8명이 ‘로또 계’를 만들어 16만원어치를 샀습니다. 하나가 맞으면 똑같이 나누기로 하고 태어나서 가장 많은 돈을 복권에 투자했습니다. 아쉽게도 하나도 당첨되지 않았습니다.

문득 역전이란 말이 무슨 뜻인지 궁금해 사전을 찾아봤습니다. ‘역전(逆轉):형세가 뒤집혀짐, 거꾸로 회전함’이라고 나와 있더군요. 인생역전은 인생의 형세가 뒤집어진다는 뜻이지요.

그러나 복권에 당첨되었다고 모든 인생이 역전되는 건 아닙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몇 년 전 소떼를 몰고 휴전선을 건넌 회장님이나, 불치병으로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은 환자라면 돈보다 젊음이나 건강을 원하지 않을까요?

그러고 보면 인생역전을 노리고 복권을 사는 사람은 행복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선물과 옵션시장에서도 인생역전을 꿈꾸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그들은 마치 복권 사듯 매매합니다. ‘이번에야말로’라며 대박을 꿈꾸지만 대부분 ‘이번에도’로 끝나곤 합니다. 복권이 그렇듯 말입니다.

그럼 인생역전이 꼭 대박을 통해서만 가능한 걸까요.

작년 여름에 이틀 동안의 매매로 엄청난 손실을 입었습니다. 선물투자를 시작한 뒤 가장 큰 규모였습니다. 둘째 날 오후에 큰 맘 먹고 포지션을 정리(손절매)한 덕택에 더 큰 손실을 막았지만 이미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지금도 한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왜 둘째 날 오전에 망연자실한 심정으로 시장을 바라보기만 했을까 하는 것입니다. 만약 오전에 포지션을 정리하고 반대 방향으로 매매했다면 손실을 보전하고도 남았을 테니 말입니다.

불행 중 다행은 그날 오후 포지션을 정리한 것입니다. 다시 매매할 기회를 얻었으니까요. 그날 제 인생은 두 차례 역전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인생은 매일 역전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어느 순간 복권에 당첨되는 것만은 못해도 갑자기 큰 기회가 올 수도 있습니다.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낙심하지는 마십시오.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다면, 다시 말해 자포자기하지만 않는다면 기회는 꼭 찾아옵니다.

선물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이익을 내지 못했다 하더라도 내일 열리는 시장을 기다리는 마음, 즉 준비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기회는 오기 마련입니다. 그때까지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합니다.

신아투자자문 사장 sinah@shinah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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