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이 누가 된들"…한컴'내부갈등'불구 주가 빠지지않아

  • 입력 2003년 2월 12일 19시 07분


대표이사 자리다툼으로 내분을 겪고 있는 한글과컴퓨터(한컴)의 주가가 악재에도 불구하고 빠지지 않고 있다.

회사의 내부 갈등은 주가에 반영되기 마련. 한컴의 주가는 12일 20원(―2.74%) 떨어진 710원에 마감했다. 그러나 회사의 내홍 소식이 전해진 10일과 11일에는 각각 10원씩 올랐다. 12일에도 한때 1.4%가량 상승해 하락세였던 이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한컴 사무실에는 현재 2명의 사장이 출근해 신경전을 벌이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발단은 8일 한컴 이사진이 김근 사장을 해임하고 류한웅 사외이사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면서부터. 김 사장은 이에 반발, 법적 대응과 함께 신임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 사장은 “이사회의록 날인이 위조됐으며 법적으로 본인이 여전히 사장”이라는 입장이다.

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떨어지지 않자 증시에는 “두 사람이 경영권 다툼으로 지분확보 경쟁에 나선 것 아니냐”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증권 이시훈 애널리스트는 “현재 한컴의 주가는 시장의 일반적인 흐름에 따라 변할 뿐”이라며 “대표이사의 변경 자체가 주가에 가져오는 영향력은 중립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누가 사장이 되느냐에 따라 앞으로 영업방향과 주력사업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류 신임 사장은 2000년 모니터컴퍼니에 근무할 때 한컴의 컨설팅 보고서에 “주력제품인 ‘아래아 한글’은 사양산업”이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오재원 애널리스트는 “미래 성장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무리한 사업다각화 실패와 무분별한 전환사채 발행으로 주주의 신뢰를 잃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0년 한때 5만8900원까지 올랐던 한컴의 주가는 현재 1000원을 밑돌고 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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