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개국에 회원사를 두고 있는 세계 4대 회계법인인 KPMG의 밥 알스퍼그 대표(사진)는 12일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투명한 회계가 필수적이며 회계사들의 직업적 ‘끈질김’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회원사인 KPMG삼정과 한국의 대기업들을 방문하기 위해 11일 밤 방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회계사가 끈질기면 손님이 떨어지지 않나.
“단기적으로는 손해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만들어진 ‘사반스-옥슬리법’은 회사 내 감사위원회에 전보다 많은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 결국 회사도 더 질이 좋은 감사 서비스를 원하게 될 것이다.”
―한국에서도 미국처럼 회계감사인이 컨설팅을 하지 못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어떤 효과가 있나.
“감사의 독립성이 높아진다. 회계법인 전체의 일감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엔론사건으로 시작된 회계부정 사태와 자본시장 신뢰 붕괴의 경제적 여파가 얼마나 회복됐다고 보나.
“미국 정부와 업계의 신속한 대응으로 상당부분 회복됐다. 이보다는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위험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가가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전망은….
“이런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려면 기업들이 투자를 해야 한다. 투자의 시기가 이미 늦은 감이 있다. 지난해 이후 최고경영자들이 회계 투명성 문제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전략이나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틈이 없었다.”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내렸는데….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줄어들거나 한국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을 염려한 것 같다. 그러나 다른 신용평가회사들은 등급을 내리지 않았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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