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을 알면 좋은종목 보여요"…완전초보는 상장지수펀드가 적합

  • 입력 2003년 2월 12일 19시 07분



‘1000만원만 넣고 싶은데 좋은 종목 좀 찍어주세요.’

주식투자를 한 번도 안 해봤다는 회사원 C씨가 보내온 e메일의 요지다.

C씨의 사정은 이렇다.

“예금 금리가 자꾸 떨어지면서 내집 마련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아무래도 주식을 해야 할 것 같다. 친구 말로는 미-이라크전쟁이 터진 직후 들어가면 손해는 안 볼 거라고 한다. 아무리 못 가도 올해 안에 800까지는 간단다. 700까지만 가도 좋다. 그래도 수익률이 20%가 넘는다. 하지만 펀드에 맡기자니 불안하고, 직접 해보려니 아는 게 없다.”

요즘 C씨 같은 고민을 하는 투자자가 많다. LG투자증권 정주섭 골드넛웰스매니지먼트센터장은 “주식투자를 해온 투자자들은 들어갈 시점을 망설이고 있고 지금까지 증시를 외면한 투자자들은 ‘이젠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초보자의 속 편한 투자대안… 상장지수펀드=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 상승률만큼의 수익률만 내면 된다’는 C씨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은 상장지수펀드(ETFs)라고 말한다.

상장지수펀드란 주가지수의 상승률을 고스란히 따라잡을 수 있는 상품. 보통 주식처럼 홈트레이딩으로 사고 팔 수 있다. 하루에 150만주는 꾸준히 거래되고 있어 환금성도 좋다. 그때 그때의 투자수익률을 즉각 알 수 있다. 게다가 수익증권이나 펀드를 깨고 나올 때 내는 환매수수료를 안 내도 된다. 증권사에 매매수수료만 내면 된다. 일반 주식과 달리 팔 때 거래세(거래금액의 0.3%)도 물지 않는다.

미래에셋운용 이종우 운용전략실장은 “초보자가 종목별 투자를 통해 주가지수 이상의 수익률을 내기는 어렵다”면서 “목표 수익률을 미리 정하고 ETFs에 투자하면 적어도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률은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급 투자자는 증시 호흡에 맞춰 들어가라=주식투자에 나름의 안목을 갖고 있는 투자자는 뭘 사야 할지 고민한다. 주가로 보면 다 사볼 만하고 펀더멘털로 보면 믿음직스러운 게 없기 때문.

전문가들은 ‘이왕 들어가기로 작정했다면 눈 딱 감고 우량 금융주와 대형우량주를 잡으라’고 권한다. 한국 증시에서 나타나는 규칙성을 고려한 투자전략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국 증시가 상승세로 바뀔 때는 금융주와 대형우량주가 가장 먼저 움직이고 이어 옐로칩(중형우량주) 중소형주 순으로 주도주가 바뀐다. 주가 흐름이 내림세로 바뀌면 금융주, 중소형주, 대형우량주 순으로 주가가 빠진다.

현대증권 오성진 투자전략팀장은 “대형우량주나 금융주의 업종 경기가 나쁘더라도 이런 규칙성은 여간해선 깨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바닥권에서는 어차피 모든 종목의 주가가 과도하게 빠지고 상승장 초기에는 과도한 저평가 부분을 메우는 가격 논리가 지배한다는 것.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리서치센터 부장은 “건설 무역 금융주가 장세를 주도한 1987∼88년의 ‘트로이카 장세’ 이후 금융주는 증시 순환의 전령 역할을 해왔다”면서 “90년대 이후 금융주가 업종별로도 가장 저평가되면서 상승장 초입에 대형우량주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왔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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