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과학:▽노자와 21세기 1∼3〓철학자와 한의사, 독설가 기자 등으로 널리 알려진 도올 김용옥은 “노자의 자연주의야말로 우리 민족이 21세기에 실천해야 할 새로운 가치관의 전범”이라고 말한다. 모두 56회의 방송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던 철학강좌의 교재. 또 ‘노자’를 평생 연구해온 한 학자의 모든 열정과 학문적 성과가 집약돼 있다.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평생을 ‘박물관인’으로 살았으며 이제는 고인(故人)이 된 최순우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의 노작. 난해하지 않으면서 저자의 심미안과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이 돋보이는 글들이 이어진다. 94년에 첫선을 보인 이 책은 지난해 책 일부 내용을 수정해 보급판으로 다시 나왔다.
▽로마인 이야기 1∼11〓‘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90년대 역사 분야의 최고 베스트셀러. 로마사의 교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안목이 뛰어나다. 고대 그리스 출신 역사가의 저작들을 바탕으로 연대기적 역사서술방식을 피하고 로마의 흥망사를 이야기하듯 풀어썼다. 로마가 융성할 수 있었던 이유를 윤리나 정신이 아닌 법과 제도에서 찾고 있다.
:사회과학: ▽문명의 충돌〓하버드대의 석좌교수였던 저자가 21세기 미국의 대외전략에 관한 대책을 제시한 책. 장래 세계는 이념의 틀이 아닌 문명의 틀로 움직여 나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1993년 ‘포린 어페어즈’에 같은 제목의 논문을 기고해 세계 각국의 지식인과 정치인들 사이에 커다란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제2의 성〓1949년 프랑스에서 처음 발간된 이후 페미니즘 이론서의 고전으로 자리잡았다. 제1부는 ‘사실과 신화’, 제2부는 ‘체험편’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여성문제에 대한 여성의 책임을 묻고 ‘여성 연대(連帶)’의 필요성을 말한다. 또 스스로 여성들을 위한 변화의 선봉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의 제목은 무엇인가〓재미있는 논리 퍼즐을 통해 논리학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 책. ‘무적의 포탄이 절대 부동의 기둥을 강타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문제는 무적의 포탄과 요지부동의 기둥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논리적인 모순이다.’ 이처럼 일상의 사소한 사물과 단어 하나 하나에 엄연한 논리가 숨어 있음을 다양한 문제와 해답을 통해 일깨우고 있다.
:자연과학: ▽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천체물리학의 대부로 불리는 저자가 88년에 출간한 ‘시간의 역사’를 쉽게 풀어 다시 썼다. 저자는 우주가 대폭발(빅뱅)로 팽창해 수많은 별이 생겨났다는 학설로 현대과학의 우주론을 정립했다. 특히 블랙홀이 결국 소멸해버린다는 이론은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일반 독자들을 위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방정식(E=MC²) 하나만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중 나선〓최근 논란이 된 생물 복제의 근간은 바로 유전자이다. DNA의 이중 나선 구조를 발견해 현대 유전자 연구의 주춧돌을 놓은 과학자 제임스 잡슨이 직접 쓴 연구 과정 에세이다. 연구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경험과 인간적 모습들이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책 속에서 인간과 과학이 이중 나선 구조로 잘 엮여 있다.
▽파인만씨, 농담도 잘 하시네 1, 2〓양자전기역학 이론을 재정립해 65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과학자 파인만. 하지만 그 명성과 업적 뒤에 숨겨진 파인만의 모습은 ‘개구쟁이’이다. 원자폭탄의 비밀이 숨겨진 금고를 털고 발레 공연장에서 드럼을 연주한 그는 과학자라기보다 사회적 틀을 깨온 모험가였다. 책을 읽고 나면 물리학에 ‘재미있는’이라는 형용사를 붙이고 싶어진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제대로 읽기▼
새 학기다. 과목마다 수십여 권에 이르는 책과 논문이 적힌 강의계획서를 받아보면 숨이 턱 막힌다. 그동안 교과서 외에는 독서다운 독서를 해보지 않은 대학 새내기로서는 더욱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독서에도 ‘법도’가 있다. 처음 보기에는 귀찮고 지루해 보일 수도 있지만 습관처럼 몸에 배면 누구 못지 않은 효율적인 독서 비결을 만들 수 있다.
▽바깥에서부터 읽어라〓학문적 자료를 읽는 것은 따분한 일이다. 소설이나 수필집처럼 교양을 위해 하는 독서는 그 자체가 즐거움이지만 강의 자료나 논문은 첫 장부터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다.학문 자료를 읽을 때 가장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은 우선 책의 요지를 파악하는 것.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흔히 ‘바깥부터 읽으라’고 충고한다. 서문과 결론을 먼저 읽어 저자의 논지를 먼저 파악하라는 것.
서문은 책 앞에 나와 있지만 가장 나중에 완성되는 부분이다. 서문에는 저자가 어떤 문제 의식에서 이 책을 쓰게 됐으며, 무엇을 주장하고, 논거는 무엇인지가 잘 요약돼 있다.
서문을 읽은 후에는 결론을 읽는 게 좋다. 결론은 책 내용을 요약하는 부분이다. 서문과 상당 부분 내용이 겹치지만 저자의 논지가 무엇인지, 논거는 어떻게 구축돼 있는지를 자문해보면서 책 전체의 구성을 스스로 다시 짜본다.
각 장을 읽을 때 역시 이런 식으로 바깥에서부터 읽어나가면 이해의 속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능동적으로 읽어라〓책의 논지만 대충 파악하면 책을 덮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소화해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각 장을 순서에 따라 능동적으로 읽어야 한다.
능동적인 독서란 각 단락의 핵심문장을 비교해 어떤 단락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지 찾아내는 일이다. 핵심 포인트가 적힌 페이지는 책 귀퉁이를 접어 표시를 해두고 책을 다시 읽을 때 이 부분만 참고해도 큰 도움이 된다.
▽노트를 해가면서 읽으면 금상첨화〓흔히 노트를 하라면 내용을 요약 정리하는 경우가 많지만 노트에는 자신의 생각을 적는 게 오히려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어떤 부분이 저자의 놀라운 통찰력으로 보이는지’ ‘논거가 석연치 않은 부분은 있는지’ ‘다른 책에서는 이렇게 읽었는데 이 저자는 어떻게 자신의 논지를 펴고 반박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메모하면 나중에 읽은 것을 기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상 소개한 독서법은 매우 귀찮고 보기에 따라서는 오히려 ‘다독(多讀)’에 방해가 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학 새내기 때부터 이런 독서법을 착실하게 습관화하면 조만간 어려운 전문서적도 성공적으로 빨리 읽어낼 수 있다.
대학 신입생을 위한 추천 도서 15선 | |||
분야 | 책 | 저자 | 가격(원) |
인문과학 | 노자와 21세기 1∼3 | 김용옥 | 6,500∼8,500 |
아리랑 1∼12 | 조정래 | 각 8,000 | |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 최순우 | 9,500 | |
로마인 이야기 1∼11 | 시오노 나나미 | 8,500∼12,000 |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3 | 유홍준 | 각 8,000 | |
사회과학 | 문명의 충돌 | 새뮤얼 헌팅턴 | 17,900 |
제2의 성 | 시몬 드 보부아르 | 3,600∼5,600 | |
엔트로피 | 제레미 리프킨 | 14,000 | |
역사란 무엇인가 | E H 카 | 2,000∼7,000 | |
이 책의 제목은 무엇인가 | 레이먼드 M | 9,000 | |
자연과학 | 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 | 스티븐 호킹 | 23,000 |
파인만씨, 농담도 잘 하시네 1,2 | 리처드 필립 파인만 | 각 7,000 | |
이중 나선 | 제임스 잡슨 | 7,000 | |
과학 혁명의 구조 | 토머스 S. 쿤 | 11,000 | |
털없는 원숭이:동물학적 인간론 | 데스먼드 모리스 | 8,500 |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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