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소평’이란 별명을 가졌던 고인은 2001년 간암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회사에 출근해 1998년부터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중인 동국무역의 부활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았다.
동국무역은 올해 하반기 자율경영체제로의 전환을 계획할 만큼 정상화 궤도에 진입하고 있어 고인의 별세는 주변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고인은 54년 동국무역의 모태가 된 아주섬유공장을 세운 뒤 65년부터 일찌감치 수출에 뛰어들었다. 76년 동국방직과 85년 동국합섬을 세우며 동국무역을 원사에서 제직, 염색까지 총괄하는 종합 섬유회사로 키워냈다.
고인은 또 ‘인류가 존재하는 한 섬유산업은 영원하다’며 주변 섬유업계 관계자들을 늘 격려하기도 했다.
고인은 79년 장학재단과 동국실업고교를, 90년 헌암 의료재단을 설립하는 등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국민훈장 석류장과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폴리에스테르 생산업체인 ㈜삼아의 김태호(金台鎬) 회장은 “어려운 중소업체 사장들이 3개월짜리 어음을 갖고 가면 이자도 받지 않고 현금으로 바꿔줄 만큼 정이 많았다”며 고인을 회고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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