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조양호 체제'출범…계열사 4형제 독립경영 가속예상

  • 입력 2003년 2월 13일 18시 59분


대한항공 ‘올해의 화물항공사’ 대한항공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캐피털 힐튼호텔에서 항공 전문 월간지 에어트랜스 포트 월드(ATW)가 수여하는 ‘올해의 화물항공사상’을 받았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오른쪽)이 제이 도나휴 편집장으로부터 상을 받고 서 있다. 사진제공 대한항공
대한항공 ‘올해의 화물항공사’ 대한항공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캐피털 힐튼호텔에서 항공 전문 월간지 에어트랜스 포트 월드(ATW)가 수여하는 ‘올해의 화물항공사상’을 받았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오른쪽)이 제이 도나휴 편집장으로부터 상을 받고 서 있다. 사진제공 대한항공
한진그룹이 ‘조양호(趙亮鎬) 회장 체제’로 새 출범하면서 그룹분리 준비를 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13일 지난해 11월 창업주인 고 조중훈(趙重勳) 회장이 작고한 이후 공석이던 그룹 회장 자리에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14일자로 취임한다고 밝혔다. 취임식은 따로 갖지 않는다.

장남인 조 회장이 그룹 회장에 취임함에 따라 차남인 조남호(趙南鎬) 한진중공업 부회장, 3남인 조수호(趙秀鎬) 한진해운 부회장, 4남인 조정호(趙正鎬) 메리츠증권 부회장도 각각 회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조양호 회장은 그룹의 공동사를 총괄하는 리더이자 항공부문을, 나머지 세 형제는 소그룹 형태로 중공업(남호) 해운(수호) 금융(정호) 부문을 각각 맡는 4개의 소그룹별 독립경영체제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당분간은 한진그룹이라는 틀을 유지하면서 필요시 서로 협력하되 장기적으로는 각 부문이 그룹에서 분리돼 나갈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간 지분정리, 채무보증 해소 등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 요건을 갖추는 작업도 이미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말 대한항공, 한진중공업, ㈜한진 등의 계열사간 주식거래가 이뤄지는 등 지분정리가 많이 진행돼 계열분리 요건을 충족하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다.

한진측은 “다만 대한선주(현 한진해운), 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 등의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지급보증이 남아 있어 본격적인 계열분리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은 조양호 회장 체제 출범을 계기로 2010년까지 항공여객운송 세계 10위, 항공화물운송 세계 1위, 해상운송 세계 3위, 국내 육운 1위를 각각 달성해 세계적 종합 물류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경영비전을 제시했다.


조 회장은 고 조중훈 회장의 장남으로 74년 대한항공에 입사했고 1999년 대한항공 회장에 오른 지 4년 만에 그룹 회장직을 승계하게 됐다.

조 회장은 99년 대한항공의 잇단 항공사고로 사장직에서 물러나 대외업무를 담당하는 대한항공 회장직을 맡았고 같은 해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되는 등 어려운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작년 말 사면복권된 데 이어 이번에 그룹회장에까지 오르게 됐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