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빚 연체자가 은행에서 신용으로 빌린 가계대출도 갚지 못하는 사례가 늘면서 가계신용대출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경우 1월 말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2.8%로 작년 말 2.1%보다 0.7%포인트 올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 신용카드 연체가 본격적으로 가계대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이 오르는 데는 카드부실이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신용카드 사용자의 15%가량이 신용대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조흥은행도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이 작년 말 2.5%대에서 1월 말 3% 초반으로 0.5%포인트가량 상승한 것으로 집계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신용카드 연체가 가계대출로 옮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 부실이 부동산 담보대출 부실로까지 이어지면 은행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역시 신용대출 연체율이 소폭 올랐으며 신용카드 연체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작년 말 한풀꺾였던 은행계열 신용카드 연체율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월 말 현재 은행계 신용카드 연체율(하루 이상 연체 기준)은 13.5%를 보이며 작년 말 연체율(11.8%)에 비해 1.7%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작년 1월 말 연체율(7.6%)에 비해서는 무려 5.9%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또 30일 이상의 연체를 기준으로 한 연체율도 10.1%를 보여 작년 말(8.1%)보다 2.0%포인트 올라 처음으로 10%대에 들어섰다.
은행계 카드 연체율(하루 이상 기준)은 작년 6월(9.3%), 9월(11.1%),11월(12.2%) 등으로 급증세를 보이다 12월에 11.8%로 낮아졌다.
금감원의 김병태 팀장은 “은행들이 연말에는 연체된 채권의 회수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연체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카드 연체율의 추이는 3, 4월의 동향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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