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가 끝나면 으레 디자이너가 나오기 마련. 하지만 이번에는 지난해 4월 발리의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된 마르코 프란치니(46·사진)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시장의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스위스 본사에서 직접 날아오는 길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발리를 신발 브랜드로 안다. 하지만 우리는 훨씬 넓은 제품군을 가지고 있다. 신발과 가죽제품뿐 아니라 다양한 액세서리를 한국 시장에 선보이겠다.” 1851년 구두공장으로 시작한 발리는 지금도 전체 제품의 약 50%가 구두로 채워져 있다. 가죽제품이 40%, 그리고 액세서리가 10%를 차지한다.
액세서리 비중이 낮은 편이지만 프란치니 사장은 ‘토털 패션회사’ 이미지를 심겠다고 밝혔다. 신발만으로는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 의류 브랜드인 ‘구치’가 20% 안팎의 액세서리로 토털 잡화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을 볼 때 발리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국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다. 일본, 홍콩보다 매출액 규모는 작지만 성장 가능성은 훨씬 높다.”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그가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한국과 중국. 구매력으로 보면 일본, 홍콩 등이 앞서지만 이미 시장은 포화상태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한국과 중국 시장은 계속 커져간다는 것.
이에 맞춰 발리는 올해 시설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전 세계 매장을 동일한 컨셉트로 고칠 뿐 아니라 매장간 네트워크 시스템도 강화할 예정이다. 광고비 투자도 늘려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발리 제품을 알릴 계획.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진다. 클래식한 제품으로 기존 고객을 잡을 뿐 아니라 젊은 계층용 디자인을 보강해 고객층을 더욱 다양하게 만들겠다.”
프란치니 사장은 이탈리아 출신으로 이탈리아 앤코나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거쳤다. 1994년부터 구치에서 근무하면서 소비재부문 책임자와 유럽지역 총책임자를 지낸 후 지난해 4월 발리의 최고경영자로 영입됐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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