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내림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14일 만기 3년짜리 국고채 금리는 연 4.77%, 신용등급 AA-의 만기 3년짜리 회사채는 연 5.29%를 나타냈다. 지난해 4·4분기(10∼12월) 평균인 연 5.34%와 연 5.96%에 비해 0.57∼0.67%포인트 내렸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바닥에 닿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 다만 앞으로 금리상승 시기 및 폭에 대해서는 견해가 달랐다. 5인의 전문가에게 앞으로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 물었다.》
▽더 이상 내릴 곳이 없다=안동규 한국투신운용 채권전략실장은 “최근 금리는 대내외 불확실성을 이유로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떨어졌다”며 “2월말이나 3월초 불확실성이 없어지면 3년짜리 국고채 금리가 연 5%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이라크전의 기간과 파장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유가 상승은 거의 막바지이거나 이미 금리에 반영됐다는 것.
또 3월에 정부가 장기 만기인 국고채를 발행할 예정이어서 채권이 부족해 값이 오르는 현상도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상무는 금리가 서서히 올라 올 3·4분기(7∼9월)에 3년짜리 국고채 금리가 연 5.5∼5.9%로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 상무는 “연 6%까지의 금리 상승은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건전한 신호”라고 말했다.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빨리 해소되면 1·4분기(1∼3월)를 정점으로 유가가 떨어져 올해 경제가 정상적인 회복단계로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전제로 한 것이다.
김도수 SK투신운용 리서치팀장도 “균형금리의 시각으로 본다면 2·4분기(4∼6월) 5% 안팎, 연말에는 지금보다 1%포인트 정도 오른 금리가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단기자금이 몰려 있는 일부 회사의 머니마켓(MMF)펀드는 고객에게 약속한 수익률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낮은 금리 추세는 이어질 것=이철순 우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언제 끝날 것인지 단정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정용택 삼성투신운용 운용전략팀 선임은 올 상반기 금리는 연 5% 이하, 하반기는 연 5% 초중반에 머물 것이며 이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선임은 “외환위기 이후 금융자산이 늘어나는 속도가 실물자산이 축적되는 속도보다 빨라지고 있다”며 “잉여유동성 때문에 저금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현상이 계속되면서 외부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경제 펀더멘털이 안정되면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투자 기간을 늘리게 될 것이라고.
▽금리 전망, 왜 중요한가=금리 움직임은 채권에 투자했거나 투자하려는 기관 및 개인투자자에게 중요하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값이 떨어져 채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불리하다. 사려는 사람은 되도록 금리가 올랐을 때(채권 값이 쌀 때)가 유리하다.
은행 등에서 자금을 빌린 개인이나 기업은 금리가 오르면 이자부담이 커지고 과도한 금리 급등은 소비 위축과 성장 둔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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