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의류업체 "중남미로"…미주FTA앞두고 수출기지로 부상

  • 입력 2003년 2월 18일 18시 53분


국내 섬유·의류업체들이 최근 북미 수출기지로서 브라질, 과테말라 등 중남미 국가들에 주목하고 있다.

18일 섬유·의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은 2005년 미주자유무역협정(FTAA) 출범을 앞두고 앞으로 5년간 남미에서 수입되는 섬유·의류제품에 대해 관세를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FTAA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국간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확대한 것으로 출범이 성사되면 미 대륙 내 34개국이 참여하는 거대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한다.

섬유·의류업체들은 “2005년 세계 섬유 및 의류의 대미(對美) 수출 쿼터가 철폐되면 이들 중남미 국가는 무관세 수출이라는 이점까지 얻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노동법 강화, 인건비 상승 등으로 그동안 투자를 꺼렸던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재투자 가능성을 분석하고 있다.

반면 대미 수출기지로 각광받던 베트남이 이달부터 미국과 섬유수출 쿼터 협상에 들어가면서 현지 한국 업체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베트남이 미국에 수출하는 상당수 섬유 제품을 한국 업체들의 현지 공장에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쿼터 협상을 담당한 베트남섬유산업협회가 현지 한국 기업들에 협상을 위한 산업 컨설팅 비용 등 각종 지원비를 요구하는 것도 부담이다.

값싼 노동력으로 인기를 얻던 인도네시아도 최근 현지 정부의 수출쿼터 판매 과정에서 국내 업체들이 쿼터 확보에 애로를 겪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측은 “중남미 국가의 매력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업체들은 현지의 불안한 정치, 경제, 치안 상황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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