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전에 보험증서 현금화"…생명보험증권 할인상품 첫선

  • 입력 2003년 2월 18일 19시 18분


거액의 생명보험에 들었는데 불치병에 걸려 병원비와 생활비 등이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당장 돈이 없어 고민이다. 부동산과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거나, 만기가 남은 채권을 할인받아 쓰는 것처럼 생명보험증서를 현금화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미국계 투자회사인 유나이티드 포렉스 매니지먼트(대표 정기용)는 17일 미국에서 선보인 ‘생명보험증권 할인상품’을 국민연금 생명보험 등 기관투자가들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 상품의 만기와 수익률은 피보험자의 예상수명에 따라 달라진다. 예상수명이 1년이면 12%, 2년이면 28%, 3년이면 42%로 커지며 최장 72개월은 72%이다. 사망보험금을 받기 때문에 투자원금은 보장되며 수익률은 고정돼 있다. 단, 피보험자가 예상보다 오래 살면 사망보험금을 늦게 받기 때문에 수익률이 낮아지는 반면 예상보다 일찍 사망하면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이 리스크다.

최소 투자금액은 100만달러(약 12억원). 지난해 11월부터 판매한 일본에서는 올해 1월까지 2100만달러어치, 홍콩에선 올해 1월 한달 동안 700만달러어치가 팔렸다. 2월부터 한국 중국 뉴질랜드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생명보험에 가입한 사람 가운데 수명이 1∼7년 남은 말기 암 환자나 건강상 문제가 있는 피보험자가 생명보험증서를 사망 전에 할인된 가격으로 팔아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남은 수명이 2년이라면 계약된 사망보험금의 약 50%를 받는다. 나머지 50% 가운데 28%는 투자자 몫이고, 나머지는 보험증권 유동화 사업을 하는 MBC(Mutual Benefits Corp·미국 정부가 허가)와 아멕스카드(투자자금 계정관리자) 등이 나눠 갖는다. 피보험 계약자가 사망할 때까지 보험료는 MBC가 낸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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