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월드]“車 애프터마켓 잡아야 산다”

  • 입력 2003년 2월 19일 18시 00분


현대자동차가 올해 안에 실시하는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한 여성고객이 시범 조작해보고 있다. 사진제공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올해 안에 실시하는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한 여성고객이 시범 조작해보고 있다. 사진제공 현대자동차
올 들어 신차 판매가 위축되면서 각 자동차회사들이 차량 판매 이후의 금융, 정비, 중고차 등 이른바 ‘애프터마켓(After Market)’을 공략하고 나섰다.

자동차 애프터마켓은 연간 시장 규모가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정유회사, 보험회사, 전자회사 등 비(非) 자동차회사들에도 매력적이다.

이처럼 각 회사들이 애프터마켓 관련 서비스를 계속 늘리면서 자동차 소비자들의 생활은 점차 편리해지고 있다.

▽판매 이후 매출을 늘려라=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말 사내에 CL(Car & Life)팀이라는 애프터마켓 전담 부서를 만들었다.

SK가 실시하고 있는 자동차 텔레매택스 서비스 '엔트렉'.사진제공 SK

현대차는 우선 지난해 한국IBM과 협력서를 체결한 텔레매틱스(telematics) 사업을 올해 상반기부터 상용화한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운전자들은 무선통신 단말기를 통해 차량, 교통, 생활정보를 실시간으로 얻는다.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카드는 곧 주유, 정비, 보험 등 운전자의 자동차 생활정보를 담은 IC칩 내장형 신용카드를 선보인다. 이 카드가 있으면 자동차 안에서도 무선통신으로 송금 및 자동이체가 가능하다.

현대캐피탈은 오토리스(매달 리스료를 내고 자동차를 빌려 타는 것) 상품 등을 통해 그룹의 자동차 금융사업을 이끌고 있다.

또 다른 계열사 오토에버는 온라인 중고차 경매 및 부품판매 사업에 나섰다.

대우자동차판매는 고객들에게 신차 구입 후 다음 신차를 살 때까지 약 5년 간정비, 중고차 처리, 폐차 등과 관련된 종합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소비자들은 한 회사에서도 다양한 자동차 관련 서비스를 패키지로 받아 시간이나 돈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대우자판은 또 신차 고객의 중고차 처리를 영업사원이 아닌 회사가 직접 처리해 자체 중고차 경매장인 서울경매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중고차 판매방식도 중고차를 회사에서 새 차 수준으로 정비한 뒤 고객에게 품질보증을 해주는 방식으로 바꾼다.

중고차 거래의 투명성과 중고차 품질보증은 고스란히 고객들의 이득으로 돌아온다.

대우자판은 이 밖에 경정비망을 현재 전국 170여곳에서 내년 말까지 400개소로 늘리고 경쟁회사인 현대, 기아, 르노삼성의 차량도 정비해줄 예정이다.

▽애프터마켓 나눠먹기=비(非) 자동차회사들 중 자동차 애프터마켓에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회사는 ㈜SK이다.

SK는 경정비 서비스 ‘스피드메이트’, 텔레매틱스 서비스 ‘엔트랙’, 중고차 중개서비스 ‘엔카’, 렌터카 서비스 ‘카티즌’ 등 다양한 방면에서 애프터마켓에 뛰어들었다.

올해는 전국 3700여개 SK주유소를 매개로 고객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보험회사인 삼성화재는 ‘애니카라이프’ 서비스를 통해 종합 차량관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1년간 1만6300원의 특약보험에 가입하면 △긴급 출동 애니카서비스 △차량 진단, 할인 정비 등 애니케어서비스 △자동차관련 전화상담 서비스인 애니텔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LG칼텍스정유는 야후코리아 국민카드와 함께 온라인 중고차 쇼핑업체 얄개네트워크를 설립했다.

한편 LG전자는 현대차와, 삼성전자는 르노삼성차와 각각 손을 잡고 애프터마켓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들 회사는 현재 텔레매틱스 단말기 및 시스템 개발에 한창이다.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국제자동차연구소의 한국대표인 서울대 경영대학 주우진(朱尤進) 교수는 “선진국의 경우 애프터마켓에서 나오는 매출이 신차 판매 매출의 2∼3배에 달한다”며 “국내 자동차업체들도 애프터마켓 비중을 늘려 수익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자동차 애프터마켓이란▼

차량 구입 후 소비자가 자동차 생활에 필요로 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이다. 할부금융, 중고차거래, 경정비, 긴급출동, 렌터카, 보험, 주유, 폐차, 텔레매틱스 등이 시장 범주에 들어간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2만달러짜리 자동차를 팔면 애프터마켓에서 6만8000달러를 추가로 버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미 포드자동차는 지난해 신차 영업에서 생긴 5억3900만 달러의 적자를 금융 계열사 포드모터크레디트의 흑자로 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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