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월드]"311만원이나 싸게 새車 뽑았어요"

  • 입력 2003년 2월 19일 18시 00분



《기름값이 연일 치솟는다. 물가도 들먹거린다. 바야흐로 고(高)유가시대다. 차를 사기도, 몰기도 겁난다. ‘L당 1400원’에 육박하고 있는 휘발유 값이 영 부담스럽다. 하지만 차를 사야 한다면?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차량 유지비용을 줄이는 요령은, 한 푼이라도 더 받고 중고차를 처분할 수 있다면….’ 이런 유의 고민이 생긴다. 세상에 왕도는 없다. 그러나 찾아보면 ‘짠돌이식(式) 차량 구입-유지 관리-중고차 처분’의 방법은 있다.》

#차, 싸게 살 수 있다

대우자동차판매 김기호 차장(43·사진)은 지난달 ‘애마(愛馬)’를 바꿨다. 98년형 누비라Ⅰ(12만㎞ 주행)을 팔고 최신형 L6 매그너스2.0으로 바꿨을 때 그 기쁨이란! 그러나 김 차장을 기쁘게 한 것은 정상가보다 무려 311만원가량 싸게 살 수 있었다는 사실. 그도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대우맨’이니까 직원할인을 받은 것일까? 김 차장은 단연코 ‘아니다’고 말한다.

그가 귀띔하는 비법은 이렇다.

김 차장은 대우차 오토카드를 사용한지 5년째다. 그동안 쌓인 할인적립금은 무려 146만원. 자동차회사는 오토카드 적립금을 최고 10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대우차의 경우 제휴정유사인 LG정유에서 기름을 넣을 경우 특별 적립금액이 사용금액의 4%로 불어난다. 김 차장은 이를 통해 146만원까지 적립한 것.

또 대우오토카드를 GM대우카드로 교체하고 매그너스를 구입하면 5%(약 50만원)를 더 깎을 수 있다. GM대우차는 홈페이지에 접속할 때마다 적립금이 5원씩 쌓인다. 적립금 최고 한도는 50만원. 김 차장은 대우차판매 홍보실에 근무하기 때문에 홈페이지 적립금은 ‘직업상 혜택’으로 볼 수 있다.

그 다음은 중고차(누비라Ⅰ) 처분이익. 당초 예상한 것보다 무려 65만원을 더 받고 중고차를 처분했다고 김 차장은 말한다. 예상가 280만원이 345만원으로 불어난 것.

김 차장은 서울경매장을 통해 중고차를 팔았다. 경매장은 고장난 부분이나 흠집을 수리해서 경매에 부치기 때문에 평균 15% 이상 더 받을 수 있다는 것. 파는 방식에 따라 중고차값은늘기도 줄기도 한다.

결국 김 차장은 자동차 교환주기 5년동안 오토카드 할인(146만원)+GM대우카드 신청할인(50만원)+홈페이지 접속할인(50만원)+중고차 처분차익(65만원) 등 모두 311만원을 할인받은 셈이다. 1890만원짜리 L6 매그너스를 1579만원을 주고 손에 쥔 것이다.

#차량 관리, 왕도는 있다

잘 관리하고 정성을 들인 차는 유지비가 적게 들 뿐만 아니라 팔 때도 동일연식 동일옵션 차량에 비해 비싼 값에 팔 수 있다.

김 차장은 ‘적정주기마다 소모품을 교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유를 물었더니 후배 김모씨(36)의 실패 사례가 좋은 케이스라며 소개했다. 후배 김씨는 차를 구입하고 1년3개월 동안 엔진오일을 한번도 교환하지 않았다. 결국 76만원의 수리비를 주고 엔진 실린더 헤드까지 교환해야 했다. 엔진오일(3만8000만원,1만9000원×2회)만 제때 교환하면 별 탈이 없음은 불문가지.

주기마다 교환해줘야 하는 소모품은 엔진오일 냉각수 브레이크 패드 및 라이닝 점화플러그 타이밍벨트 변속기오일 등.

운전 습관도 중요하다. 운전 습관에 따라 연비는 20%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 예컨대 공회전을 10분가량 하면 200cc의 연료가 소모돼 거리 기준으로 2㎞ 손해본다.

급출발을 10번하면 1㎞ 손해, 급가속시 연료소모량은 급출발할 때의 절반가량이다. 반대로 시속 80㎞로 정속주행하면 연료는 20%가량 절약할 수 있다.타이어 공기압도 연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타이어 공기압이 규정보다 30% 높거나 낮으면 8∼10% 연료가 더 소모된다.

#내차, 제값 받고 팔 수 있다

중고차 파는 것도 요령이다. 예컨대 2000cc 이상 중형차는 동일연식 동일모델이더라도 검은색이나 흰색이 다른 색깔보다 100만원 이상 비싸게 팔린다. 중고차 시장에선 가장 흔한 색상의 차량이 대접을 받는다.

신차 출고 당시의 문짝이 달려 있으면 제값을 받을 수 있다. 거꾸로 앞쪽 범퍼와 펜더 조수석 문을 모두 교환한 차량은 대형사고가 났던 차량으로 간주된다.

이런 경우 차값은 반값으로 뚝 떨어진다. 따라서 약간 찌그러진 것은 보기는 싫더라도 그냥 놔두는 게 좋다. 경미한 사고는 교환보다는 판금으로 ‘치료’해야 나중에 덕을 본다.

영업사원에게 중고차 처분을 부탁할 때 경매처분을 의뢰하는 게 유리하다. 현대기아차는 오토에버경매장, GM대우는 서울경매장, 르노삼성은 오토큐브경매장을 통해 중고차를 매각할 수 있다. 오토큐브의 인터넷 경매는 의뢰한 다음날 경매가 일어나 그날 오후 1시에 인터넷으로 낙찰가격을 알 수 있다.

‘금연차량’이라면 웃돈도 기대할 수 있다. 오토큐브는 금연차량에 대해 최고 30만원의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