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대출 연체율 껑충…경기둔화 영향 한달새 0.3∼0.9%P올라

  • 입력 2003년 2월 19일 18시 05분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빌려준 돈을 제때 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을 8조원 늘렸던 우리은행은 연체율이 지난달 말 2.79%로 작년말 1.87%에 비해 급등했다. 이는 작년 6월의 1.11%에 비하면 크게 높아졌고 작년 최고치였던 10월의 2.71%보다도 높다.

한미은행의 연체율도 지난달 0.91%로 전달(0.60%)보다 크게 상승했으며 작년 11월의 0.88%에 비해서도 높아졌다.

하나은행도 중소기업을 포함한 기업대출 연체율이 지난달 말 1.53%로 전달의 1.08%에 비해 0.45%포인트나 뛰었다.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작년 6월 0.98%에서 △9월 1.03% △10월 1.02% △11월 0.94%로 큰 변동이 없다가 지난달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중소기업 부문에 8조원의 대출을 풀었던 국민은행은 지난달 말 연체율이 3.60%선으로 △작년 6월 3.10% △9월 3.55% △12월 3.45%에 이어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작년말 1.98%에서 지난달 말 2.23%로 높아졌고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같은 기간 1.14%에서 1.41%로 상승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지난해 모텔 상가 등 건물을 담보로 잡고 대규모 대출을 해줬던 것이 지방 부동산경기 둔화와 맞물려 일부 부실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소호(소규모 자영업자)와 부동산, 음식숙박 등 비제조업 부문에 대출이 77.2%나 집중돼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었다.

금융연구원 이병윤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이 대출금리에 신용 위험을 반영하지 않아 가계대출처럼 부실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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