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들땐 1년짜리로…단기보다 세금우대등 유리

  • 입력 2003년 2월 19일 18시 51분


오직 예금으로 자식 둘을 대학까지 보낸 주부 K씨. 첫째 아이의 대학원 졸업으로 모처럼 만지게 될 목돈 2000만원을 어떻게 굴릴지 궁리가 한창이다.

금리를 따지는 데 이골이 났다. 재작년 영업정지를 당한 신협 앞에서 발을 동동 굴렀던 것도 이자 몇 푼 더 받으려 집 부근에 있는 은행을 지나쳐 굳이 길 건너편 신협을 찾아갔기 때문이었다.

은행 금리가 하루가 멀다 하고 떨어지고 있는 요즘 K씨의 고민은 ‘어디 금리 잘 쳐주는 데 없나’하는 것이다.

▽금리 1%의 힘〓요즘 은행들의 금리 떨어뜨리기는 가히 위협적이다. 국민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만에 연 4.85%에서 연 4.4%로 0.45%포인트나 낮아졌다.

1억원을 굴릴 때 연리 5%와 4%의 이자 차이는 얼마나 될까. 10년간이면 1486만원이고 30년간 굴린다면 1억785만원이나 된다. 금리 수준이 낮을수록 체감 이자금액의 차이는 그만큼 커진다.

▽금리급등 없다면 장기예금이 유리〓금리가 오를 것 같으면 단기로 짧게 끊어 돈을 굴리다가 고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요령이다. 그런데 금리전문가들은 앞으로 1년간 1%포인트 이상 오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신한은행 한상언 재테크팀장은 “이럴 때는 금리가 오르기를 하염없이 기다리지 말고 용단을 내리는 것이 좋다”면서 “이왕 투자하려면 짧게 여러 번 굴리는 것보다 한번에 길게 굴리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1년짜리가 연 4.4%인 반면 3개월짜리는 4.1%에 불과하다. 3개월 단위로 굴려 1년짜리와 비슷한 수익률을 내려면 ‘앞으로 금리가 석달에 0.4%씩은 올라간다’는 비현실적인 가정이 필요하다.

이처럼 수익률 차이가 큰 것은 1년 이상 장기예금엔 통상의 이자소득세율 16.5%보다 6%포인트 낮은 10.5%의 우대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오직 예금’은 안 통한다〓네오머니의 홍성민 e비지니스부장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에 접근한 요즘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금리 사냥을 해야만 고금리 시절에 세운 인생 계획을 맞춰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5000만원 미만의 목돈을 가졌다면 연 4.5% 안팎의 은행권 금리보다 2%포인트가량 높은 금리와 함께 예금보장 혜택을 주는 제2, 3금융권의 2∼3년짜리 정기예금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

이제 막 재테크를 시작한 20, 30대들은 주가지수연동형 예금, 주식형 펀드 등 고수익 고위험 자산에까지 운용 범위를 넓혀야 저금리의 파고를 넘을 수 있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장단기 금융 상품 자료:신한은행,네오머니
구분상품판매회사특징
장기투자상품정기예금은행상호저축은행-확정금리. 은행은 연 4.0∼5.5%, 상호저축은행은 연 5.7∼7.0%-세금 우대
부동산투자신탁은행-은행 정기예금보다 2%포인트 수익률 높은 편-500만원 이상, 중도해지 불가능, 일반 과세
후순위채은행-확정금리형-5년 이상 예치, 중도해지 불가능, 일반 과세
주가지수연동형정기예금은행-대부분 만기 1년-주가지수 상승률과 연계해 금리 지급
단기투자상품단기특정금전신탁은행-보통 3개월짜리 CP에 투자-투자기간 동안 돈이 묶이지만 수익률은 정기예금보다 높은 편
머니마켓펀드(MMF)투신사-수시 입출금 가능-6개월 이상 투자시 정기예금보다 수익률 낮음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 예금은행-수시입출금 가능-금리는 최고 연 3.5% 수준으로 낮은 편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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