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韓銀총재 "선진국 불황-유가 급등땐 성장률 5%이하"

  • 입력 2003년 2월 21일 18시 14분


박승(朴昇·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한국의 콜금리 목표수준(4.25%)은 일본(0.1%) 미국(1.25%) 등에 비해 높아 경기조정이 필요할 경우 한국은행이 발휘할 수 있는 정책 운신의 폭이 그만큼 크다”고 말해 경기침체가 가시화하면 콜금리를 인하할 뜻을 시사했다.

박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주한 유럽연합상공회의소 초청강연에서 “선진국 경기회복 전망이 불투명하고 이라크 전쟁 및 북한 핵문제 등 리스크가 있으나 한국은 충분한 정책 대응능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총재는 “유가가 급등하거나 선진국 경제가 지금보다 더 나빠지면 올해 성장률이 5% 미만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중은행은 빨리 민영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다만 민영화 계획은 주식시장 상태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총재는 “현재 가계대출은 연착륙하고 있는 상태”라며 “은행들이 최근 가계대출을 줄이고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고 있는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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