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최 회장이 구속된 22일 저녁 손 회장 주재로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이번 사건으로 인한 경영진 공백과 관련, SK㈜는 황두열(黃斗烈) 부회장 체제로 운영하며 그룹 구조조정추진본부는 손관호(孫寬昊) SK건설 전무(경영지원부문장)가 본부장 대행직을 수행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10월 ‘제주선언’에서 발표했던 것과 같이 계열사별로 CEO가 중심이 된 책임경영체제로 그룹을 운영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이 그룹 전체의 운영을 이끌면서 최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崔再源) SK텔레콤 부사장과 사촌동생인 최창원(崔昌源) SK글로벌 부사장, 계열사 부회장단 등이 손 회장을 보좌하는 형태로 그룹이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의 구속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최 회장이 회장직을 사퇴하거나 지분을 포기할 뜻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그룹 전체에 대한 최 회장의 대주주로서의 지배권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까지의 손-최 회장 ‘투톱 체제’를 대신해 손 회장과 최재원-창원 부사장 등 총수 일가와의 ‘3각 협의 체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SK 관계자는 “차이나유니콤과의 합작법인 설립 등 중국사업을 비롯해 현재 추진 중인 사업들은 별 어려움 없이 진행될 것”이라면서 “최 회장의 구속이 직접적인 사업 차질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격적 경영을 이끌어온 최 회장의 구속에다 그룹의 전반적인 경영을 조율해온 구조조정본부가 본부장(김창근 사장)의 구속 등으로 조직이 크게 흐트러져 그룹 전체적으로는 적잖은 사업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한편 손 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지만 흔들림 없는 경영으로 국민과 고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SK로 거듭나겠다”면서 “이번 일을 국민에게 사랑받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SK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로 삼자”고 말했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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