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의 대한(對韓)투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가들이 이 같은 ‘쓴소리’를 제기해 눈길을 끌고 있다.
24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외국인 부동산투자업체들은 최근 건교부에 낸 ‘외국인 투자가의 눈으로 본 한국의 바람직한 비즈니스 및 투자 환경에 대한 제안서’에서 “모든 법률이 투명해야 하고 비용에 대해서 예측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한국 시장에서 반드시 고쳐야 할 3가지로 △조세의 불투명성 △관료주의 △행정의 불(不)예측성을 꼽았다.
조세와 관련해서는 높은 세율, 복잡한 세무 체계, 조세 관련 법령의 잦은 변경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관료주의로는 자본의 반입 및 반출에 따른 여러 가지 인허가와 지나치게 포괄적인 상가임대차 보호법 등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행정의 불예측성은 갑작스러운 제도의 개정이나 변경으로 투자 전망을 불확실하게 만드는 것으로 ‘행정수도 이전’이 이 같은 유형의 대표적인 문제로 꼽혔다.
외국인들은 또 한국에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높은 거래 관련 비용 △대출 제도의 미비 △외국인 투자가에 대한 한국민의 부정적인 인식 △북한과의 안보 상황도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동산 시장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거래액의 5∼6%에 이르는 거래비용 인하 △자산담보부유동화증권(ABS)을 부동산투자회사(리츠·REITs)로의 변경 허용 △리츠에 대한 각종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외국인 투자가의 한국토지 보유 증가율은 토지시장 개방 원년인 1998년 34%, 99년 61.7%, 2000년 37.4%, 2001년 20.2%로 매년 두자릿수를 보이다 지난해 5.1%로 급락했다.
특히 지난해 외국인이 새로 매입한 땅은 전년보다 면적기준 49%, 금액기준 30%가 각각 줄어든 반면 매각한 토지는 전년보다 각각 330%, 46%가 늘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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