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올라가면 보너스 금리를 주는 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이 금융권 최대의 히트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너무 인기가 좋아 일부 은행에서는 예약판매까지 실시할 정도. 판매와 동시에 매진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원금의 97%는 안전한 국공채에 투자하고 여기서 나오는 이자수익으로 주가지수 옵션에 투자해 추가수익을 낸다.
따라서 원금은 보장되며 주가지수가 예상대로 움직이면 그만큼의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옵션프리미엄이 사라지기 때문에 이자를 한푼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예금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는 마이너스인 상황이어서 추가수익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심리가 높다는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
최근 증시가 실물경제와는 달리 북한 핵문제와 이라크사태 등 경제외적인 요인으로 과도하게 떨어져 이제 바닥권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도 인기에 기여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더 떨어질 가능성은 낮고 대외적인 악재만 해소되면 충분히 오를 수 있다는 것.
▽국민은행, 단숨에 5000억원 이상 팔아〓국민은행은 올 1월 만기시 원금을 100% 보장하고 KOSPI 200지수 상승률에 따라 만기금리가 결정되는 ‘KB리더스정기예금’을 두 차례에 걸쳐 팔았다. 워낙 저금리에 시달린 고객들이 많아 두 번에 무려 5600억원이 몰려들었다. 금리는 연 0∼22.19%로 다양하며 1년 후 주가지수에 따라 결정된다.
저축기간 중 한번이라도 기준지수 대비 60% 이상 상승하면 이후 지수등락에 상관없이 9.2% 금리가 확정된다. 고객이 긴급자금이 필요하면 가입금액의 90% 범위에서 언제든지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5번에 걸쳐 주가지수연동예금을 팔았다. 처음에는 1년 동안 기준주가에 비해 한번이라도 40% 이상 오르면 연 11%를 지급하는 ‘원터치형’을 팔았다.
3차 판매 때는 다른 은행과 달리 주가가 떨어져도 이자를 주는 상품을 개발했다. 한번이라도 장중 60% 떨어지면 확정적으로 5.02%를 지급한다.
▽예금형태가 다양해진다〓고객의 투자성향이 다양해지면서 예금형태도 여러 가지로 나뉘고 있다.
하나은행은 두 가지로 나눴다. 안정투자형은 예금가입일의 지수와 만기시점의 지수를 비교하여 상승률에 따라 2.0∼9.5%를 지급하며 최저보장금리를 2%로 뒀다. 적극 투자형은 최저보장금리가 없는 대신 수익률을 13.5%까지로 높였다.
한미은행도 벌써 1800억원어치를 팔았다. 최저보장금리 2%를 보장하는 안정형이 있고 보장금리가 없는 성장형이 있다.
외환은행은 이달 17일부터 1800억원을 목표로 ‘베스트 초이스 주가지수연동예금’을 팔기 시작했다. 안정전환형은 종합주가지수가 2월25일 대비 50% 이상 올라가면 연 10%의 정기예금 금리로 자동전환된다. 구간예측형은 △안정상승형(20∼35% 상승) △적극상승형(35∼60% 상승) △안정하락형(10∼18% 하락) 등 3가지로 나뉜다.
최저가입금액은 1000만원이며 가입 후 1개월이 지나면 해약이 가능하다. 만기가 되기 전에 긴급자금이 필요하면 언제든 가입금액의 90% 범위 내에서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조흥은행은 주가지수가 가입시점에 비해 50% 이상 오르면 확정적으로 7.5%를 보장한다. 또 3개월 단위로 주가상승률을 계산해 이자를 지급하는 ‘분기결정형’도 팔았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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