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승부수를 띄운 곳은 기아자동차.
기아차는 다음달 12일 야심작인 3000, 3500cc 대형차 오피러스(Opirus)의 발표를 앞두고 이달 19일 언론품평회를 가졌다.
▽기아 승용차의 부활=기아 김뇌명(金賴明) 사장은 언론품평회에서 “오피러스는 북미에 수출되는 첫 한국 대형차로서 앞으로 기아 승용차의 브랜드 가치를 책임질 플래그십(flagship·선도제품)”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동안 기아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승합차 차종과 달리 승용차 부문에서는 현대차와 차별화된 브랜드 정체성을 갖지 못해 고전해 왔다.
하지만 기아는 오피러스를 4월 미국 뉴욕모터쇼에서 선보인 뒤 6월 유럽지역, 10월 북미지역 수출을 계획할 정도로 디자인과 품질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기아는 이 차를 개발하기 위해 메르세데스 벤츠와 재규어를 디자인했던 연구원들로부터 각종 자문을 했고, 차량 색상도 패션디자이너와 함께 개발했다.
기아 관계자는 “국내 대형차 상당수가 단종되면서 현대 그랜저XG에서 에쿠스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의 차가 사실상 없었다”며 “오피러스는 수입차 시장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이 차급의 수요자들을 상당수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오피러스에 기아(kia) 브랜드를 달지 않았고 독자 콜센터, 전용회원 우대프로그램 등 다른 기아차와는 완전히 차별화된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고객들의 반응이 좋으면 앞으로 일본 도요타의 렉서스처럼 브랜드를 독립시켜 중형차, SUV 등 다른 차종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쉽게 물러설 수 없다=오피러스가 기아의 계획대로 올해 국내에서 3만5000대 이상 팔린다면 경쟁사로서는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현대는 당분간 오피러스급의 신차를 내지 않겠다고 기아에 약속했지만 영업 일선에선 오피러스가 그랜저XG나 에쿠스의 고객을 빼앗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현대는 올해 하반기 에쿠스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은 뒤 2007년경 에쿠스의 풀 모델 변경을 계획하고 있다.
GM대우는 올해 4월 대형차 개발 실무팀을 구성해 이르면 내년 말쯤 대형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GM대우는 자사의 최대 주주회사인 GM의 호주지역 자회사 홀덴에서 만드는 3800cc급 칼라이즈(calais)와 스테이츠맨(stateman) 등을 대형차 모델로 생각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르노와 닛산이 공동으로 세운 차량 플랫폼(차체하부구조) 개발회사로부터 2005년 이후 대형차 SM7의 플랫폼을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쌍용은 매달 1000대 이상 꾸준히 팔리는 체어맨의 부분변경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오피러스와 경쟁차 비교 제원표 크기는 길이 x 너비 x 높이 순 | |||||
모델 | 크기(㎜) | 배기량(㏄) | 최고출력(마력) | 최대토크(㎞·m/rpm) | 가격(만원) |
기아 오피러스 3.0 | 4980×1850×1485 | 2972 | 187 | 25.9/3500 | 3800∼4300 |
〃 3.5 | 〃 | 3497 | 198 | 30.0/3500 | 4900 |
현대 에쿠스 3.0 | 5065×1870×1465 | 2972 | 203 | 27.6/4000 | 3835∼4430 |
〃 3.5 | 〃 | 3497 | 220 | 32.0/3500 | 4105∼5615 |
쌍용 체어맨 500 | 5055×1825×1465 | 2799 | 197 | 27.6/3750 | 3974∼4410 |
〃 600 | 〃 | 3199 | 220 | 32.0/3800 | 4959 |
BMW 530i | 4775×1880×1435 | 2979 | 231 | 30.6/3500 | 8480∼8790 |
벤츠 E320 | 4820×1820×1450 | 3199 | 224 | 32.1/3900 | 8620 |
렉서스 ES300 | 4855×1810×1455 | 2995 | 210 | 30.4/4400 | 5010 |
자료:각 회사 |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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