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증권 "카드연체율 추가부실 예측못해 죄송합니다"

  • 입력 2003년 2월 24일 19시 22분


“미처 고려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작년 말 ‘신용카드사들의 연체율이 최악의 상황을 지났다’고 주장해온 동원증권이 24일 의견을 전면 수정했다.

담당 애널리스트는 “신용카드사들이 감춰뒀던 부실을 하나 둘 드러내고 있다”며 “부실 규모는 당초 발표된 것보다 더 커질 수 있으며 연체율 바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를 미리 감안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까지 했다.

발단은 21일 실적을 발표한 LG카드. 그동안 밝히지 않았던 1개월 미만 대환론의 규모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1조9300억원에 이른 것. 대환론은 연체금액을 카드사가 고객에게 장기로 빌려줘 갚게 하는 방식으로 작년 말부터 정부가 부실채권으로 보고 충당금을 쌓도록 했다.

‘대환 현금서비스(CA)’도 문제로 지적됐다. 대환 현금서비스는 연체금액을 현금서비스로 빌려줘 갚도록 하는 것으로 대환론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정상채권으로 분류돼 충당금도 쌓지 않는다.

담당 애널리스트는 “대환론의 연체율이 약 25%에 이르는 것으로 볼 때 대환 현금서비스의 연체율도 이에 못지않을 것”이라며 “대환론이 약 4조원인 만큼 ‘대환 현금서비스’도 상당할 것이지만 카드사들이 규모를 밝히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부실화할 수 있는 채권이 ‘가려져’ 있어 연체율과 적자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LG카드의 1월 ‘1개월 이상 연체율’은 전월의 6.3%보다 1%포인트 증가한 7.3%로 나타났으며 국민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율’도 같은 기간 9.8%에서 13.6%로 급증했다.

교보증권 성병수 연구위원도 “국민카드는 급격한 연체율 증가로, LG카드는 예상보다 많은 대환론 규모로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증권은 이날 LG카드의 6개월 목표주가를 34% 내린 4만6400원으로 제시했으며 삼성증권과 현대증권도 각각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내렸다.

증권사별 LG카드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단위:원)
증권사투자의견목표주가
동원증권매수(유지)4만6400(34%↓)
삼성증권매수(유지)4만5000(10%↓)
현대증권시장수익률(하향)3만4950(유지)
자료:각 증권사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