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조사와 형평성 의심 현대 對北 불법송금 수사하라"

  • 입력 2003년 2월 25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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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인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공동대표 송병락·宋丙洛 서울대 교수 등)는 25일 현대의 대북(對北) 비밀송금 과정에서 나타난 불법행위를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시민회의는 이날 ‘검찰의 SK 조사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라는 논평을 내고 “이번 조사가 ‘국면 전환용’이나 ‘재벌 길들이기’라는 항간의 의혹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현대에 대한 부당대출, 대북 비밀송금, 분식회계 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검찰이 현대의 대북 비밀송금 사건 의혹은 정치적 이슈와 연관되어 있다는 이유로 ‘면죄부’ 성격의 수사유보 선언을 한 반면 SK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갑작스럽게 사법처리를 했다”면서 “검찰권 행사의 우선성과 형평성에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시민회의는 현대건설을 수사해야 하는 이유로 대북 송금액 5억달러 가운데 3억달러를 송금하는 과정에 이 회사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현대건설은 2000년 회계연도에 2조4395억원을 정상적 영업활동 이외의 우발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특별손실’로 결산 처리했으나, 1999년도에는 이 금액이 999억원에 불과해 분식회계를 의심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는 것.

시민회의는 “당시 채권단이 의혹을 제기했는데도 회계법인과 금융감독당국은 눈을 감아줬고 검찰도 조사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SK 조사 자체에 대해서는 “그동안 관행처럼 이뤄졌던 대기업 총수(오너)의 지배권 확보 수법과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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