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분양가 하늘 높은줄 모른다

  • 입력 2003년 2월 26일 15시 11분


올해 서울 동시분양 아파트의 평당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1000만원을 넘어서는 등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고 있다.

건설회사들은 땅값 상승 등을 이유로 내세우지만 '건설회사의 횡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분양가 '고공행진'= 26일 아파트정보 제공회사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서울 1, 2차 동시분양에서 공급된 아파트 1132가구의 평당 분양가는 평균 1184만원. 지난해 서울 동시분양 평균 공급가(평당 867만원)보다 무려 37%나 올랐다.

가격상승률도 △1999∼2000년 12% △2000∼2001년 10% △2001∼2002년 19%에 비해 훨씬 높다. 99년 동시분양 평균 공급가(평당 591만원)보다는 갑절 이상 뛰었다.

특히 2차 동시분양에서 나온 서울 서초구 방배동 '동양 파라곤'의 평당 분양가는 1650만원으로 올해 최고 수준이다.

서울만 치솟는 것은 아니다.

올해 경기지역에서 공급된 아파트 분양가는 작년보다 24%, 인천지역은 25% 각각 올랐다. 부산지역의 평당 분양가도 평균 613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4% 뛰었다. 최근에는 거제동 '월드 메르디앙' 등 평당 700만원대 아파트도 나오고 있다.

▽원인과 문제점= 건설회사는 땅값과 인건비, 자재비 등 건설원가가 올라 분양가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김자혜 사무총장은 "건설회사가 주변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분양권 시세에 맞춰 분양가를 책정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택경기가 좋을 때 분양권은 최초 분양가에 웃돈(프리미엄)이 붙기 마련. 결국 소비자가 누려야 할 혜택인 프리미엄을 건설회사가 분양가에 포함시켜 이득을 취한다는 논리다.

또 높은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 시세를 끌어올려 아파트값 상승의 주범(主犯)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곽창석 닥터아파트 이사는 "일부 부동산 중개업소가 자신이 가진 매물을 신규 분양가에 맞춰 높은 가격에 시장에 내놓는 '가격 조작' 현상도 관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