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2년 국제수지동향’(잠정)에 따르면 작년 경상수지는 60억9000만달러 흑자로 2001년의 82억4000만달러에 비해 21억5000만달러 감소했다. 특히 작년 12월 경상수지는 작년 4월(9000만달러 적자) 이후 8개월 만에 6억5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작년 경상수지 중 상품수지는 수출호조로 141억8000만달러 흑자를 내 전년에 비해 흑자 폭이 6억9000만달러 확대됐다.
하지만 서비스수지는 해외여행과 유학 증가 등으로 여행수지에서 37억7000만달러, 사업서비스 및 특허권사용료 등 기타서비스에서 60억8000만달러의 적자, 운수수지에서 23억9000만달러 흑자를 보여 전체적으로 74억6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 적자가 국민경제를 좀먹는다=작년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당초 예상에 크게 못 미친 것은 서비스수지가 사상 최악이었기 때문. 특히 12월 서비스수지 적자 폭은 10억4000만달러로 월별 기준 사상 최대였다.
서비스수지는 98년 10억2000만달러 흑자에서 99년 6억5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선 뒤 적자 폭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작년 해외여행객은 712만명으로 전년대비 17.1% 증가한 반면 외국인 입국자는 534만명으로 3.9% 증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여행수지는 37억7000만달러 적자를 보여 적자 폭이 전년에 비해 4배 정도로 커졌다. 유학 및 연수수지 적자도 14억1000만달러로 전년(1억달러 적자)보다 적자규모가 폭증했다.
한국 기업이 외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지출한 각종 비용이 증가하면서 사업 서비스수지도 44억5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조성종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서비스수지 적자는 한번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지속되는 편”이라며 “해외여행 비용이나 사업서비스료가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커 경상수지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해 경상수지 적자 전망=미-이라크 전쟁 불안감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수입이 크게 늘고 환율하락(원화 강세)과 선진국 경제 침체로 수출마저 불안해 올해 경상수지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1월 무역수지는 8700만달러 적자를 냈으나 작년 선박 수출이 이월되면서 경상수지는 소폭 흑자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작년 12월 무역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을 감안할 때 적자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2월엔 경상수지 적자가 확실하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25일 현재 수출은 105억달러, 수입은 121억달러로 16억달러의 수입초과를 보이고 있어 월말에 수출이 몰린다는 것을 감안해도 최소 5억달러 이상의 무역수지 적자가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서비스수지 적자가 계속 늘고 있어 올해 경상수지는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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