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물가상승률 18개월만에 최고

  • 입력 2003년 2월 28일 18시 18분


국제 유가가 계속 오르면서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28일 재정경제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되고 공공요금은 떨어졌는데도 2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9% 올랐다. 이는 200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또 1월보다는 0.6%, 작년 말보다는 1.2% 상승했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을 이끈 것은 석유류를 포함한 공산품이었다. 공산품의 소비자물가 상승 기여도는 0.34%포인트였고 농축수산물은 0.14%포인트, 개인서비스요금은 0.08%포인트, 집세는 0.03%포인트, 공공서비스요금은 ―0.08%포인트였다.

공산품 가운데 전월 대비 상승률이 특히 높은 품목은 △참고서 17.3% △응접세트 9.8% △학생용 가방 9.0% △등유 5.9% △맥주 5.1% △경유 4.2% △금반지 3.3% △휘발유 2.7% 등이었다.

농축산물은 날씨가 좋아지면서 전월 대비 상승률이 1월 2.8%에서 2월 1.2%로 크게 둔화됐다.

공공요금은 이동전화요금과 전기요금이 인하됨에 따라 전체적으로 0.6% 떨어졌다. 집세와 개인서비스요금은 각각 0.2%와 0.3% 올랐다.

윤대희(尹大熙) 재경부 국민생활국장은 “올해 물가는 이라크전쟁이 터질 가능성 때문에 지난해보다는 불안하다”면서 “이라크전이 장기화되면 상승률이 3%대를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2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안정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이르면 다음주부터 석유수입부과금을 ℓ당 4원으로 추가로 낮추고 원유(原油) 관세를 5%에서 3%로, 석유제품 관세를 7%에서 5%로 각각 2%포인트 인하키로 했다.

정부는 3일에도 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최근 한국경제 동향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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