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재정경제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되고 공공요금은 떨어졌는데도 2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9% 올랐다. 이는 200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또 1월보다는 0.6%, 작년 말보다는 1.2% 상승했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을 이끈 것은 석유류를 포함한 공산품이었다. 공산품의 소비자물가 상승 기여도는 0.34%포인트였고 농축수산물은 0.14%포인트, 개인서비스요금은 0.08%포인트, 집세는 0.03%포인트, 공공서비스요금은 ―0.08%포인트였다.
공산품 가운데 전월 대비 상승률이 특히 높은 품목은 △참고서 17.3% △응접세트 9.8% △학생용 가방 9.0% △등유 5.9% △맥주 5.1% △경유 4.2% △금반지 3.3% △휘발유 2.7% 등이었다.
농축산물은 날씨가 좋아지면서 전월 대비 상승률이 1월 2.8%에서 2월 1.2%로 크게 둔화됐다.
공공요금은 이동전화요금과 전기요금이 인하됨에 따라 전체적으로 0.6% 떨어졌다. 집세와 개인서비스요금은 각각 0.2%와 0.3% 올랐다.
윤대희(尹大熙) 재경부 국민생활국장은 “올해 물가는 이라크전쟁이 터질 가능성 때문에 지난해보다는 불안하다”면서 “이라크전이 장기화되면 상승률이 3%대를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2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안정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이르면 다음주부터 석유수입부과금을 ℓ당 4원으로 추가로 낮추고 원유(原油) 관세를 5%에서 3%로, 석유제품 관세를 7%에서 5%로 각각 2%포인트 인하키로 했다.
정부는 3일에도 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최근 한국경제 동향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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