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검 특수부(송해은·宋海운 부장검사)는 5일 대상그룹 임창욱(林昌郁·54) 명예회장이 거액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임 회장은 98년 11월∼99년 7월 대상그룹 서울공장 부지 아파트 신축과정에서 나온 폐기물 처리 비용을 부풀려 조성한 비자금 72억2000만원으로 무기명 채권을 구입했다는 것.
검찰은 임 회장이 지난해 12월 한 차례 소환 조사를 받은 뒤 추가 소환에 불응하고 있어 조만간 법원에서 임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설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상그룹 전직 임원 박모씨(54) 등이 임 회장의 비자금을 관리했으며 이들은 지난해 7월 수사가 시작되자 비자금으로 구입한 무기명 채권을 박씨가 운영하는 폐기물처리업체인 삼지산업에 입금했다”고 밝혔다. 박씨 등 비자금을 관리한 전직 임원들은 대상그룹에 근무할 당시 그룹 전체의 재정 및 회계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은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전직 임원들이 나도 모르게 내 예금계좌에 돈을 입금한 뒤 이 돈을 빼내 무기명 채권을 구입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상그룹은 냉동식품, 원두커피, 고급 돼지고기 등을 생산하는 종합식품회사이며 임 회장은 삼성그룹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사돈으로 이 회장의 장남 재용(在鎔·삼성전자 상무)씨가 임 회장의 사위이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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